에너빌리티, 로보틱스 임시주총 철회...㈜두산 지배구조 개편 무산
주가 하락으로 임시주총 가결요건 충족 불확실, 주매청도 기존 예상 초과 가능성↑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6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남 두산타워.(제공=㈜두산)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12일 개최하기로 한 임시주주총회(임시주총)을 철회했다. 계엄령으로 국내 증시 하락과 함께 이 두 회사의 주가 역시 단기간 내에 급락한 탓에 종전 찬성 입장이었던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로 선회해 임시주총 특별결의의 가결요건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두산그룹이 7월부터 준비한 지배구조 개편안은 사실상 무산됐다.


10일 두산에너빌리티는 12일 열릴 임시주총 개최를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임시 주총에서 사업 재편을 위한 분할 합병 관련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된 것이다.


이는 계엄령의 여파로 주가가 단기간 내 급락해 주식매수청구권과 격차가 벌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 기존에 찬성입장이었던 주주들이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함에 따라 임시주총 특별결의의 가결요건(전체 주주 3분의 1 출석, 출석 주주 3분의 2 요건)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계엄령이 나오기 전 3일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종가기준 2만1150원이었다. 이후 4일 1만9000원까지 떨어지더니 마감일 전일(10일)의 주가는 1만7000원대까지 하락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2만890원이다. 즉 현재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권의 괴리가 큰 만큼 기존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많은 주주들이 반대 및 불참 의사를 행사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9일 합병 반대 의사통지 마감일 전일(10일) 기준 주가가 주식매수 예정가액인 2만890원보다 높은 경우를 조건으로 표결을 행사하고 그 외에는 기권하기로 해 사실상 기권선언을 한 만큼 주총 통과가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매우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도 두산그룹이 사업구조 재편을 포기한 배경으로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주식 매수 한도를 6000억원으로 설정하고 한도를 넘을 경우 분할합병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6000억원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분할합병 성공 시 가스터빈,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성장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금액이다. 분할합병의 실익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사업구조 개편 자체를 취소한 것이다.


두산로보틱스도 마찬가치다. 주식매수청구권 금액이 8만472원인 반면, 10일 15시 기준 종가는 5만3700원을 기록 중인 만큼 이 역시 통과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임시주총을 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두산그룹이 올해 7월부터 추진한 지배구조 개편은 무산됐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는 "현 상황이 너무도 갑작스럽고 돌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당장 분할합병 철회와 관련해 대안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두산그룹은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대 축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고 밝히며 현재 두산에너빌리티 산하에 있는 두산밥캣을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통해 두산로보틱스의 완전자회사로 이전하는 사업 구조 개편을 발표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