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스타트업 육성 '총력'…M&A까지 검토
AI 매출 확대 위해 유망 스타트업 글로벌화 지원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사옥. (제공=KT)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KT가 통신 외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국내 AI 스타트업을 향한 다각적인 지원에 힘을 싣는다. 유망 스타트업을 AI 서비스 및 기술 특화 기업으로 육성해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 전환에 필요한 필수 역량을 흡수하겠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인공지능(AI)에 방점을 찍은 대대적 조직 개편과 인사에 들어가면서 AI에 힘을 쏟고 있어 KT도 뒤쳐지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KT는 유망 스타트업을 향한 재정·기술적 지원을 다양화하고 향후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낸 업체들을 대상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하거나 필요에 따라 M&A 가능성까지 열어두겠다는 계획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2028년까지 AI 관련 매출을 기존 별도기준 전체매출의 6%에서 19%로 3배 확대해 통신 위주 수익구조를 탈피하겠다는 방침이다. KT 매출 비중은 무선 사업이 38%대, 유선 사업이 28%대, 기업 사업이 21%대, 단말 사업이 11% 대로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무선 사업은 계속해서 정체기를 겪고 있다. 신사업으로 AI에 적극 투자해 통신사에서 AICT로 변모하겠다는 생각이다. KT는 이번 조직개편에서도 통신기술(CT) 역량에 정보기술(IT)과 인공지능(AI)를 융합한 'AICT 컴퍼니'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는 수십 년간 이어온 통신에 최적화된 조직 구조를 AI로 전환하는 내부 조율을 마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AI 사업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다. 실제 KT는 AI 반도체 시장 성장세를 감안해 리벨리온에 총 675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엔 '개방형 LLM 분야 '숨은 기술 강자' 업스테이지와  'AI가 정답과 풀이를 제공하는 교육 특화 앱' 콴다에 100억원씩을 투자했다. 


이 회사가 최근 3년 동안 벤처, 스타트업에 투자한 총액은 1000억원에 육박한다. 내년에 설립 10주년을 맞는 중견 벤처캐피털 KT인베스트먼트도 딥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해 적극 투자하고 있다. 운용자산(AUM) 규모만 3000억원이 넘는다. 제2의 리벨리온을 찾아 지분 투자 및 M&A까지 나설 계획이다. 


KT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기술·사업 개발에서부터 해외 진출까지 성장 전주기를 지원하며 자사 핵심 사업군과의 시너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AI 기초모델 개발에 연간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AI 서비스에 집중하는 스타트업 대상 투자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KT의 3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조95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1%나 늘었지만 AI 기초모델 개발에 나서기엔 다소 부족하다. 이에 자체 개발 보다는 스타트업 투자 및 인수합병 등을 통해 AI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를 비롯해 국내 대기업 중 AI 등 특정 사업, 기술 개발에 연간 수십조원을 투자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전무하다"며 "AI에 대한 직접 투자 보다는 AI 혁신 제품 및 서비스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늘린 후 협업이나 인수합병 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KT는 지난달 26일 경기도 성남시 KT 오픈이노베이션센터에서 벤처·스타트업과 한 해 성과를 공유하고 실질적으로 협력하기 위해 마련된 'KT 퓨처웨이브 데이(FutureWave Day)' 행사도 열었다. KT는 올해부터 AICT 유망 스타트업과 함께 새로운 물결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인 KT 퓨처웨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 발굴·육성 거점센터인 '퓨처웨이브 랩', 스타트업 성장을 견인하는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인 '퓨처웨이브 비즈', 유망벤처와의 글로벌 동반진출 지원 프로그램인 '퓨처웨이브 고'와 스타트업의 정보 공유 플랫폼인 '퓨처웨이브 플랫폼' 등으로 벤처·스타트업의 성장 주기에 맞춰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창업 도약 패키지, 비즈 컬래버레이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등 KT 사업 협력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 중 베슬에이아이, 비전스페이스, 모바휠과 토크콘서트를 열어 KT와의 협업 성공사례와 경험을 공유했다.


KT 관계자는 "그동안 육성해 온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며 "향후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낸 소수 업체를 대상으로 파트너 관계를 강화하거나 M&A 가능성까지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KT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와 AI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국내 유망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기술 내실화도 병행할 계획이다. KT는 MS와 5년간 2조4000억원(연간 약 4800억원)을 공동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KT는 올해 AI 스타트업과 협업을 위한 개방형 AI 연구포탈인 '지니랩스'를 오픈하고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과 AI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스타트업 육성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성장 전주기를 아우르는 육성 프로그램을 보다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KT는 CES, MWC 등 글로벌 전시회에서 유망 스타트업 전시장을 따로 마련하며 이들의 기술·사업 확장을 촉진해 왔다. 실제 유의미한 성과도 뒤따랐다. 그동안 KT가 지원한 스타트업 200여개사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2000여억원에 육박하는 수출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T는 최근 스타트업들에게 역으로 기술·사업 협력을 제안하는 '리버스 피칭'도 진행했다. 통상 스타트업들이 대기업을 찾아가 자사 제품·기술을 소개하는 방식에서 탈피한 셈이다. 이번 리버스 피칭에선 AI, 교육 등 KT 주요 사업부서 및 그룹사가 참여해 사업 계획을 공유하고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적극 타진했다. 실제 AI 교육 플랫폼에 일부 스타트업의 기술·사업 역량을 결합하는 후속 논의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최근 3년 동안 벤처, 스타트업에 1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진행해 왔다"며 "앞으로도 서비스 부문에서 유망한 스타트업을 찾아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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