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채권 등 가외수익 집중…반도체 업황 둔화 영향
총 1900억원 투입…이자수익은 누적 43억원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12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내역. (출처=DB하이텍)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아쉬운 실적을 거두고 있는 DB하이텍이 채권 등 가외수익에도 집중하고 있다. 국민연금 출신 자산운용 전문가도 영입하면서 올해만 자산운용사에 1900억원의 자금을 맡겨 자산을 굴리고 있다. 당장 업황 둔화로 본업이 어려워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DB하이텍은 자금 현황을 보고 필요에 따라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올해 5건의 수익증권을 발행했다. 투입한 자금 규모는 총 1900억원으로 파악된다. 수익증권은 투자신탁회사에 재산을 맡겨 얻은 수익을 분배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표시한 증권이다. 모두 DB하이텍이 지분율 98~99%를 차지해 실질적인 단독 주주이다. 최근 들어 DB하이텍은 잉여자금을 투자자산운용사에 맡겨 관리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출신 자산운용 전문가가 DB하이텍에 합류해 자금 운용을 했다가 지금은 퇴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방식의 자금 운용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DB하이텍은 상반기에는 채권, 하반기에는 공모주 일반사모펀드에 집중했다. 채권에서 나쁘지 않은 이자수익을 올리면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공모주에도 도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KB 리더스일반사모증권투자신탁 제34호(채권) ▲DB다같이일반사모증권투자신탁제100호(채권)가 발행한 수익증권을 취득했다. 모두 기관전용 사모펀드다.


KB 리더스일반사모증권투자신탁 제34호(채권)는 KB자산운용이 결성해 DB하이텍의 자금 800억원과 외부 차입금 90억원까지 총 89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펀드 존속 기간은 '신탁 계약 해지일까지'로 명시돼 있다. 이는 투자자인 DB하이텍이 돈을 모두 찾아가 더이상 상품으로 존속시킬 필요가 없을 때 KB자산운용이 해지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실상 '무기한'으로 볼 수 있다. 이 채권은 올 3분기까지 누적 36억6600만원의 수익을 내, 단순 계산하면 약 4.1%의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DB다같이일반사모증권투자신탁제100호(채권)은 특수관계자인 DB자산운용이 결성해 DB하이텍 자금 400억원, 외부 차입금 290억원까지 총 69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펀드 존속 기간은 3년으로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다. 올 3분기까지 누적 16억6000만원의 이자수익을 올리며, 2.4%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채권 수익률이 양호하게 나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코레이트베스트공모주일반사모혼합자산투자신탁 ▲스틱 공모주 일반사모 혼합자산 투자신탁 제2호 ▲교보증권 하이 공모주 일반사모투자신탁이 발행한 수익증권을 각각 150억원, 350억원, 200억원에 취득했다. 현재까지 각각 1억5500만원, 3억5200만원, 1억5600만원의 수익을 냈다.


DB하이텍은 최근 반도체 업황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면서 가외수익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8667억원, 영업이익은 15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29.4% 줄었다. 대규모 투자도 감행하고 있다. 앞서 DB하이텍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총 1조원에 달하는 캐파(CAPA)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 10월에는 25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클린룸 확장 투자도 발표했다.


다만 현재 1900억원이라는 자금을 운용하기 부담스러운 재무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의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기타금융자산)은 7143억원으로, 자산 총계(2조43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4.9%에 달해 현금 유동성이 양호한 편이다. 동시에 부채 총계는 3032억원으로 부채 비율이 14.85%에 불과해 재무적 안정성도 우수하다. 따라서 1900억원을 투자하기에 부담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DB하이텍 관계자는 "향후 자금 운용의 경우 회사 측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할 시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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