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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반등 기미 없는 주가…"오히려 좋아"
②오너 사법리스크·순손실 등 악재 반영…권혁민 부회장, 지배력 확대 최적기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혁민 도이치오토모빌그룹 부회장. (제공=도이치모터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좀처럼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도이치오토모빌그룹 후계자인 권혁민 부회장에게는 지분 승계를 앞당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권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 실권을 쥐고 있지만, 취약한 지분율 탓에 승계 작업의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저가 매수나 수증의 방식으로 비용 부담을 최소화는 동시에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 그룹 경영 쥔 권혁민 부회장…실상 지분율·지배력 '괴리'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는 지분율 29.5%의 권오수 회장이다. 권 부회장은 부친에 이은 2대주주로, 지분율은 5.4%다. 액면 상으로는 권 회장 일가가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 중이다. 권 회장 측 총 지분율이 36.5%를 웃도는 데다, 오너일가를 제외하고 이 회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주주가 없어서다.


권 회장은 2020년 '주가조작 논란'이 불거지자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미등기 회장으로 후방에 머물고 있다. 그 대신 권 회장은 외아들인 권 부회장을 초고속 승진 시키고,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며 유일한 대권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제는 권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지막 단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이치오토모빌그룹 지배구조에 따라 권 부회장이 실질적인 총수 위상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유일한 상장사인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에 올라야 한다. 도이치모터스를 장악해야 그룹사 전반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권 회장의 직접적인 주식 증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을 뿐더러, 권 부회장이 매집하는 주식수가 적은 터라 지분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다. 


◆ 오너가, 우회상장 과정서 주식 취득…권 부회장 지분 확대 '소극적'


2000년 BMW 공식 딜러사로 사업을 시작한 도이치모터스는 초반에는 BMW와 MINI 딜러 영업만 영위했다. 현재는 포르쉐와 재규어랜드로버, 아우디, 람보르기니, 애스턴마틴, BYD 딜러 판권도 보유 중이다. 수입차 딜러사 첫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는 도이치모터스는 우회상장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기업이기도 하다.


도이치모터스는 2008년 자동차나 가전, 반도체 관련 자동차 시스템 설계 기업인 다르앤코(옛 화인에이티씨)를 인수한 뒤 합병하는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사가 됐다. 당시 도이치모터스는 다르앤코 최대주주였던 컨텐츠랩와 오너가 등이 보유한 주식을 순차적으로 매입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얻었다.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와 다르앤코가 합병하는 과정에서 신주 42.6%를 교부받았고, 자연스럽게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이 과정에서 권 부회장 역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얻으며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제공=도이치모터스)

하지만 권 부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늘리는데 그리 열정적이지 않았다. 실제로 권 부회장이 도이치모터스 대표이사로 선임되기 전인 2020년 말 기준 지분율은 4.1%(114만3968주)였으나, 올 9월 말 기준 5.4%(162만7320주)로 1.3%포인트(48만3352주)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기간 평균 주가(약 6300원)로 단순 추산한 투입 금액은 30억원 상당이다.


특히 권 부회장의 전환사채 수증 건은 최소 비용으로 주식을 확보한 사례로 거론된다. 권 부회장은 2022년 5월 부친과 모친으로부터 주당 7236원의 도이치모터스 전환사채권 총 1만6583주(1억2000만원 상당)를 받아 보통주로 전환했다. 당시 주가(1만800원)에 대입한 전환사채 가치는 총 1억8000만원인데, 권 부회장은 6000만원을 아낀 것으로 풀이된다. 전환사채 증여의 경우 시세보다 낮게 취득하면서 발생한 '이익'에 세금이 매겨지는데, 1억원 미만이면 부과되는 세금이 없다.


◆ 수증·매입 현금유출 최소화…추후 반등 가능성 고려할 수밖에


업계는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권 부회장의 지분 확대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지금이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는 이유에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는 2022년 4월 주당 1만2000원대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우하향하고 있다. 전일(2일) 종가는 주당 4856원으로 1년 전(4930원)과 비교할 때 소폭 하락했으며, 2년 전(6600원) 대비해서는 26.4% 빠졌다. 도이치모터스의 주가 변동성은 시가총액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한때 3658억원에 달하던 시가총액은 1591억원으로 57% 위축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추이. (그래픽=신규섭 수습기자)

이 같은 주가 하락 요인으로는 권 회장의 사법리스크와 도이치모터스의 실적 악화를 꼽을 수 있다. 도이치모터스는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순손실이 73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부분은 도이치모터스의 주가 반등 가능성이 제기 된다는 점이다. 도이치모터스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에 도달할 때까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지난 3일 기준 도이치모터스의 PBR은 0.37배로 업종 평균인 0.53배보다 0.16배 낮다. 통상 PBR이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더해 도이치모터스가 한층 강화된 주주환원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도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내용은 없지만,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권 부회장이 주가가 부진한 현 시점에 지분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한편 권 회장과 부인 안복심 여사(지분율 1.4%)가 기 보유한 도이치모터스 주식 전량을 아들에게 증여한다고 가정하면, 권 부회장이 납부할 세금 규모는 최소 230억원이다. 만약 최대주주 프리미엄(60%)을 고려하면 27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주가 상승에 따른 주식 가치가 오르게 되면 세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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