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메스, 삼D OLED 투자로 디스플레이 사업 재점화
삼성디스플레이 8.6세대 투자 본격화, OLED용 잉크젯 프린팅 장비 수주 확대 원인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메스 사업장. (사진=세메스)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세메스가 한 때 사업 철수 수준까지 밟았던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확대로 수주가 늘며 다시금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매출, 공정 가동률 모두 제로(0)를 기록해 '페이드 아웃' 이야기가 나왔으나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8.6세대 투자 확대로 수혜를 얻어 매출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세메스가 디스플레이용 부품 제조업체 지아이텍으로부터 '슬릿 노즐'을 새롭게 공급받은 만큼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공급을 확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세메스가 잉크젯 장비에서 공정 문제를 겪은 바 있었지만 이번 매출 확대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장비 신뢰성을 회복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세메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회사의 디스플레이 부문 매출은 ▲2분기 867억원(매출 비중 6.96%) ▲3분기 1247억원(6.88%)을 기록했다. 공정 가동률은 ▲2분기 26%(총 가동가능시간 9만6744시간 중 2만5400시간) ▲3분기 22%(16만2144시간 중 3만5920시간)까지 늘어났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세메스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액정표시장치(LCD) 호황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경쟁사들의 물량 공세로 LCD 사업 철수 계획을 발표하며 함께 타격을 받았다. 2020년 3월 LCD 철수 계획을 발표한 이후 2022년 6월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2020년 2185억원 ▲2021년 530억원 ▲2022년 1075억원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지난해에는 136억원까지 추락하면서 5년도 채 되지 않아 93.8%나 쪼그라들었다. 매출 비중도 지난해 1% 아래로 떨어지면서 2020년(9.9%) 대비 10% 포인트 가까이 급감했다.


세메스는 LCD 사업을 철수한 이후에는 잉크젯 장비 위주로 공급해 왔다. 이 장비는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견인하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후 원익IPS 등에 불필요한 디스플레이 일부 사업을 수차례 매각하려 했으나 끝내 결렬됐다. 결국 올 1분기에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매출, 공정 가동률 모두 제로(0)를 기록했다.


이에 세메스는 반도체 부문에 집중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에 필수적인 TC본더 등의 장비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실제 1분기 반도체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6% 포인트 가량 증가한 71.2%를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퀀텀닷(QD)-OLED 사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 세메스도 함께 수혜를 입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8.6세대 IT용 OLED 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총 4조1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세메스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사업에서 QD 색변환층에 필요한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잉크젯은 드롭 온 디맨드(DOD) 방식으로 잉크젯 헤드(노즐)를 이용해 잉크를 프린팅하는 기술이다.


실제 세메스 매출에 디스플레이 부문이 본격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지난 6월 말, 원재료 매입 내역을 보면 세메스가 디스플레이용 부품 제조업체 지아이텍으로부터 '슬릿 노즐'을 새롭게 공급받았다. 슬릿 노즐은 OLED 생산 공정 중 감광액(PR)을 도포하는 데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부품이다. 지아이텍→세메스→삼성디스플레이 순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또 일각에서는 이번 디스플레이부문 실적 개선이 세메스의 장비 신뢰성 회복의 신호탄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2021년 삼성디스플레이는 세메스의 잉크젯 장비에서 공정 문제를 겪으면서 납품업체 이원화를 추진한 바 있다. 이후 잠재적 납품업체였던 미국 카티바와 조건부 구매주문(PO)을 논의된 바 있다. 다만 카티바 역시 성능 이슈와 기술 유출 우려 등이 겹치면서 결렬됐다. 이번에 세메스 장비가 확대되면서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 개선세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납품 업체의 장비에 문제가 있으면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주는데 세메스가 자회사다보니 피드백이 반복되면서 노하우가 쌓인 것으로 보인다"며 "카티바는 중국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다보니 기술 유출 우려도 있고 세메스 장비 성능도 올라오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다시금 장비 수주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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