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키움에프앤아이(F&I)가 올해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부실채권(NPL)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자 관련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3일 세이브로에 따르면 키움에프앤아이는 올해 3000억원 규모 CP(기업어음)를 발행했다. 이는 전년대비 50% 늘어난 수준이다. 또 올해 공모 회사채 시장에도 데뷔해 총 2500억원을 발행했다. 5월과 10월 두 번에 걸쳐 회사채 발행에 나서, 각각 모집액을 웃도는 주문을 받으며 증액까지 성공했다.
키움에프앤아이가 이처럼 자본시장에서 조달 규모를 늘리는 건 최근 NPL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NPL시장 확대 기조 속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금 조달을 통해 NPL 물량을 늘려야 해서다. NPL 물량을 얼마큼 확보했는지에 따라 수익 기반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NPL시장은 지난 2023년 이후 은행권 부실채권규모 증가에 힘입어 급격히 확대 중이다. 금융감독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14조4000억원으로, 지난 2022년 말 10조1000억원 대비 42.6% 증가했다. 은행권 부실채권 매각 규모도 올해 상반기 3조5000억원으로 지난 2022년 말 1조7000억원과 비교해 105.9% 늘었다.
이은미 나이스 신용평가 연구원은 "고금리 환경과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정책 연착륙, 경기 부진과 부동산경기 하락 등으로 기업여신 부실화가 진행, 2023년 하반기부터 NPL 매각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다"며 "당분간 NPL시장 규모가 확대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NPL시장 규모 확대에 대한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NPL시장 내 경쟁 완화 요인으로 작용해 평균 매입률 하락 등을 통해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부실채권 물량 증가에 따른 경매시장 공급 확대는 매각가액 하락과 회수속도 저하 등을 초래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 또한 줄 수 있다"며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러한 가운데 키움에프앤아이가 올해 처음으로 1년물 CP를 발행해 눈길을 끈다. 키움에프앤아이는 지난달에만 총 900억원 규모의 1년물 CP를 발행했다. 구체적으로 ▲8일 500억원 ▲22일 200억원 ▲27일 200억원 등이다.
이는 키움에프앤아이가 최근 단기성차입부채가 늘고 있었던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단기성차입부채 비율(단기성차입부채/총차입부채X100)이 지난 ▲2022년 말 50.5% ▲2023년 12월 말 73.6% ▲2024년 6월 말 71.1% 등으로 증가 추세였다.
국내 신용평가사도 이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단기성차입비중이 70%를 웃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건전성의 저하 수준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위험을 헷지하기 위해 키움에프앤아이는 올해 1년물 CP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회사채 시장이 북클로징 시점(회계장부 마감)에 들어선 만큼 추가적인 회사채 발행에 나서기보다 CP 발행으로 우회한 조달책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년물 CP는 단기차입금으로 분류되지만 CP 가운데 가장 긴 만기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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