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인쇄회로기판(PCB) 자동화 설비 전문 기업 태성이 생산시설 확장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선다. 이번에 확보하는 960억원 대부분을 PCB라인 증설 및 이차전지‧반도체 장비 생산라인 등 신규사업을 위한 시설 투자에 투입한다. 유상증자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태성이 글로벌 사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태성은 지난달 29일 96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발행 주식은 보통주 455만주이며 예정 가격은 주당 2만1100원이다. 증자율은 17.6%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할인율은 20%를 적용했다.
이번 유상증자의 핵심은 생산시설 건설에 있다. 태성은 지난 9월 충남 천안시 소재 사업단지 내에 1만평(3만3059㎡) 규모의 토지를 확보했다. 이번에 확보한 840억원을 신규 공장 건설 등 시설자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120억원은 공장 가동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태성은 기존 PCB라인 증설과 함께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인 이차전지 소재 시장과 반도체 유리기판 장비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외 고객사와 차세대 장비의 테스트 및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공장 증설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업계는 타 업체처럼 차입금 상환이나 타법인 출자 등에 활용하지 않고 시설자금에 전액 활용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유상증자 금액 전부를 생산시설 확대 자금으로 활용하는 셈이어서 향후 성장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유상증자 규모를 감안해 태성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태성은 중국 및 베트남 법인 구축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왔는데 이번 신규 공장 설립으로 중국 및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PCB 산업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시장에서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막강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PCB제조업체 매출 상위 50개 중 27개가 중국 국적이다.
BGA(볼그리드어레이), CSP(칩스케일패키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생산 공정 고도화 니즈가 증대하고 있어 태성의 중국에서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동남아시아에서 영토 확장도 기대된다.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제1의 PCB 생산국으로 안착한 만큼 태성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제2의 PCB 생산국의 등장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태성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가장 시급했던 복합동박 장비 생산라인 및 유리기판 장비 양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신사업 추진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유상증자를 결정한 만큼 계획하고 있는 사업을 착실히 이행하며 외형 성장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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