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텍, 자사주 매입에도 시장 반응 '냉랭'
신탁계약 통해 60억원어치 사들여…자사주 취득 이후 주가 27.7% 하락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10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아바텍'이 최근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주가는 되레 하락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년째 자사주를 쌓아두고만 있는 탓에 자사주 매입만으로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바텍은 최근 자사주 취득을 마무리했다고 공시했다. 취득한 주식 수는 50만9451주로, 취득규모는 59억9629만원이다. 지난 8월 교보증권과 신탁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달 19일 매입을 시작해 10월 31일 취득을 마쳤다. 


통상 자사주를 직접 취득하려면 이사회를 거쳐 증권거래소에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자사주 신탁 계약을 체결하면 번거로운 절차를 건너뛸 수 있어 빠른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다. 지난해 말 1만4580원이었던 주가가 올해 8월 초 1만280원까지 하락하자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하락은 협력사이자 주요주주인 LG디스플레이의 아바텍 주식 처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5일과 19일, 2거래일 동안 49만7000주(3.18%)를 블록딜 방법으로 매각했다. 이후 8월 9일부터 27일까지는 장내매도 방법으로 17만2021주(1.09%)를 현금화했다. LG디스플레이가 시장에 넘긴 아바텍 주식 수는 총 66만9021주(4.27%)다. 이에 지분율은 기존 12.80%에서 8.53%로 줄었다. 


2000년 설립된 아바텍은 TV 및 휴대폰 등의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부품 제조·판매 사업을 영위한다. 설립 초창기 LG디스플레이의 1차벤더에 등록되는 등 지금껏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주식 일부를 매도하면서 두 기업 간 협력관계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조심스레 나온다. 이와 관련해 아바텍 관계자는 "협력관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일축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도 "아바텍과의 협력 관계는 이전과 다르지 않다"며 "주식 매각도 (아바텍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만큼 지분 관계가 아니더라도 협력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주목할 부분은 아바텍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세는 가팔라졌다는 점이다. 아바텍이 자사주 매입을 마무리한 10월 31일 이후 12월 3일까지 주가는 27.7% 하락했다. 


이러한 주가 흐름은 수년간 소각 없이 매입만 이뤄진 탓에 더이상 매입만으로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태껏 아바텍은 자사주 취득을 주가 부양책으로 활용해왔지만, 정작 소각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2016년 자사주 70만주를 소각한 이후 8년 동안 소각한 사례가 없다. 


현재 아바텍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총 193만9797주(상장주식 수 대비 12.43%)다. 이 중 93만9591주를 신탁계약을 통해 취득했고, 나머지 100만206주는 장내취득(20만5991주)과 공개매수(79만4215주)를 통해 사들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아바텍의 자사주 취득이 LG디스플레이의 매도물량을 받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장내매도를 하던 시점(8월 9일~27일)과 아바텍이 신탁계약을 체결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시점(8월 19일~31일)이 일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아바텍 측은 "타 기업을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시장에서는 아바텍이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설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아바텍 측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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