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석 삼성운용 대표 내정자, ETF 입지 굳히기 '최대 과제'
삼성운용, 미래에셋운용에 점유율 바짝 쫓겨…ETF 관련 조직 정비 나설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9일 17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자산운용 사옥. (제공=삼성자산운용)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김우석 삼성자산운용 대표 내정자가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중대 과제를 안게 됐다. 삼성자산운용이 20년 이상 지켜왔던 ETF 시장 터줏대감 자리를 위협받는 상황이 김 내정자의 대표 후보 추천에도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풀이되는 탓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28일 기준으로 ETF 순자산총액 63조56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15조5050억원(32.3%) 늘어난 수준이다. 순자산총액 증가 폭만 보면 실적 호조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점유율로 따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28일 순자산총액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38.2%로 집계됐다. 시장 선두이긴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이 40.5%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점유율이 2.3%포인트 떨어졌다. 


국내 ETF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와중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사업에 힘을 실으면서 삼성자산운용의 입지가 이전보다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점유율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자산운용 뒤를 바짝 쫓으면서 선두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28일 기준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36.3%로 집계됐는데 삼성자산운용(38.2%)과 격차는 1.9%포인트에 불과하다. 지난해 두 기업의 점유율 격차는 2.9%포인트였는데 1년 사이에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 


삼성자산운용에 ETF는 전체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순자산총액+평가액) 367조4954억원의 17.3%를 차지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에 빠졌는데도 급성장 중인 시장이기도 하다. 삼성자산운용이 2002년부터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는 상징성도 있다.


그런데 20년 이상 지켜왔던 선두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삼성자산운용에는 뼈아픈 상황일 수밖에 없다. 삼성자산운용이 29일 김 내정자를 대표 후보로 추천하면서 "ETF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삼성자산운용이 김 내정자를 대표 후보로 추천한 것은 삼성생명 인사에 대한 믿음을 거듭 보여준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사를 거쳐 삼성증권에서 일했던 서봉균 현 대표를 제외한 윤용암‧구성훈‧전영묵‧심종극 전 대표는 모두 삼성생명 출신이다.


삼성생명 출신 대표들이 재임 중이던 당시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꾸준히 지켜왔다. 이를 고려하면 김 내정자 입장에서는 대표 취임 이후 이들처럼 ETF 시장점유율 선두 입지를 다시금 굳혀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김 내정자가 대표로 선임된 뒤 ETF 관련 인사나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서 대표가 2023년 말 임원인사에서 ETF 담당 임원 직책을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높였던 전례도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대표를 맡은 뒤 가장 시급한 과제가 ETF 시장점유율 증대일 것"이라며 "관련 인사 교체나 조직 정비 등을 통해 ETF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준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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