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장 교체깜짝 선임…KB금융 쇄신 인사 '신호탄' 되나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시장의 예상과 달리 KB금융지주가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를 선정하면서 KB금융 안팎에선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KB금융 계열사 대표이사가 대거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재연임이 예상됐던 이재근 행장의 전격 교체가 결정되면서 대규모 인사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취임 첫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이재근 행장을 연임 시키며 안정에 방점을 뒀던 양종희 회장이 임기 2년차를 맞아 이번엔 이환주 대표를 선택하며 쇄신을 예고했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장 인사를 시작으로 12월 중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앞두고 있다.
KB금융은 27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KB국민은행 강남교보사거리지점장과 스타타워지점장,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그룹 내 주요 핵심직무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영업 중심 경영철학을 균형 있게 실현할 수 있는 현장감과 경영관리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권에서는 당초 이재근 행장의 재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쳤던 만큼 예상 밖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껏 비은행 계열사 CEO 가운데 은행장으로 선임된 경우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통상 계열사 CEO로 임기를 마치면 퇴직을 하거나 지주 부회장(현재 부회장직은 없음)으로 선임됐다. 이에 이재근 행장이 교체되더라도 현재 은행에 몸 담고 있는 부행장 중 한명이 차기 행장 후보로 결정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차기 국민은행장 하마평도 이 행장을 비롯한 주요 부행장 2~3인의 이름만 올랐었다.
KB금융 대추위 측은 "내실 있는 성장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자본‧비용 효율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통해 일관된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견인할 수 있는 이환주 후보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며 "이 후보 추천은 KB금융 계열사 CEO가 은행장이 된 최초 사례로 조직의 안정 및 내실화를 지향함과 동시에 지주 은행 비은행 등 KB금융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경영진이 최대 계열사인 은행을 맡아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KB금융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했다.
KB금융 대추위 구성을 보면, 양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오규택·최재홍·이명활 사외이사와 이재근 국민은행장(비상임이사)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다만 이 행장은 은행장 선임을 위한 대추위에는 이해관계 차원에서 참여하지 않았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양 회장도 은행장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인사가 기존의 틀과 다른 행보를 보일 수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 회장은 윤종규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아 KB금융 회장에 올랐지만 KB손해보험 대표를 거쳐 KB금융 부회장을 맡았을 뿐 은행장으로 재직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은행장 출신이 KB금융 회장의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세간의 시선을 불식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연장선상에서 오는 12월 이뤄질 계열사 CEO 인사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정' 방점을 둔 인사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KB국민은행장 인사부터 파격 행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우선 CEO 임기가 만료되는 비은행 계열사는 KB증권과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KB데이타시스템 등이다.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가 차기 은행장 후보로 추천되면서 KB라이프생명의 대표이사 교체는 확정적이다.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와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김명원 KB데이타시스템 대표가 오는 12월31일로 임기가 끝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내부에서도 예상 외의 결과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파격적인 인사라고 볼 수 있다"며 "오는 12월 이뤄질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도 대대적인 쇄신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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