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 ROE 목표 시점 애매한 이유
경쟁사·계열사와 다른 행보…새 수장 홍범식 전략 반영하려는듯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7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제공=LG유플러스)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LG유플러스가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 중장기 목표로 최대 10%를 설정했지만, 경쟁사와 달리 달성 시점을 밝히지 않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수장인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사장) 취임하면서 전략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지 못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22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라는 공시를 통해 8~10%의 ROE를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치를 제시했다. 다만 구체적인 달성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경쟁사들과 대비되는 행보다. SK텔레콤은 4주 앞서 ROE 10% 이상을 목표로 2026년까지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KT는 이달 5일 '2028년 ROE 9~10%'를 목표로 제시했다.


LG그룹 내 주요 계열사도 ROE 목표 시점을 명확히 했다. LG는 '2027년 8~10%', LG전자는 '2027년 10% 이상', LG이노텍은 '2030년 15% 이상', LG화학은 '2028년 10% 이상' 등의 목표를 각각 설정했다. 이를 두고 최근 수장 교체와 관련 짓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밸류업 공시 하루 전인 21일 홍 사장을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그의 취임 후 전개될 사업 재편과 전략 구상 등을 고려해 목표 시점 설정을 유보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명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경쟁사처럼 ROE 달성 시점을 확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새 CEO로 오는 홍 사장에게 청사진을 구상할 시간을 주기 위해 중장기라는 다소 애매한 표현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구광모 회장이 2018년 취임 후 발탁된 첫 외부 인사다. 그동안 그는 그룹 경영전략을 총괄하며 다양한 사업 전략을 이끌어왔으며, 내년부터는 본인의 경영 철학과 색채를 담아 LG유플러스의 대대적인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여명희 전무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경쟁사 대비 시기가 다소 늦어진 것은 내년도와 중장기 사업 계획을 먼저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 제고 목표 수준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서다.


LG유플러스가 설정한 ROE 목표치인 8~10%는 지난해 기록한 7.5%보다 0.5~2.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 수치는 자본자산가격결정모형(CAPM)을 기반으로 위험도(β)를 반영하고, 자기자본비용(COE)을 참고해 내부적으로 산정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최근 2년(2022~2023년)간 LG유플러스의 ROE는 COE보다 낮았다. 회사가 자기자본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투자자가 기대하는 최소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에 수익성 개선과 사업 구조 효율화로 ROE를 COE보다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ROE가 8~10%가 되려면 순이익률은 6~6.5%, 자산회전율은 0.65~0.70, 재무 레버리지는 2.05~2.10 수준이 돼야 한다고 봤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순이익률은 0.6%포인트, 자산회전율은 0.7 각각 높이고, 반대로 재무 레버리지는 0.22 낮춰야 한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도 법인별 상황이 다른 만큼 달성 가능한 범위에서 계획을 세운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ROE 달성과 이행 관련해 현황이나 추이 등을 공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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