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IT·물류' 인적분할설 왜?
금산법·삼성생명법 등 삼성전자 중간고리 불안정성↑…삼성물산 지주사화 가속 가능성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15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뉴스1)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삼성이 그룹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삼성SDS IT·물류 부문을 인적분할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삼성물산이 물류 부문을 흡수합병해 지주사 역할을 강화하고, 그룹 주력사인 삼성전자는 IT 부문과 합쳐 지배력을 제고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삼성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를 가능케 하는 중간고리인 삼성생명이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이나 '삼성생명법' 등 영향으로 보유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이번 인적분할설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2016년 추진하다가 중단된 삼성SDS 분할 계획을 적극 검토하며 사업·지배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용 회장의 삼성물산 부당합병 항소심이 이달 25일 최종 변론을 진행하는 만큼 재편 움직임에 보다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삼성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면서 관련 내용을 공식 발표할 지 검토 중이란 얘기도 들려온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은 2016년 이재용 회장의 실용주의 기조에 따라 삼성SDS 분할을 통한 계열사 재편을 추진했다. 하지만 2017년 이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무기한 중단됐다. 이 계획이 8년이 지난 현재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건 그룹 내 지배구조 리스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삼성은 현재 이 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을 주축으로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19.34%의 지분율로 삼성생명을 장악하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표면상 안정적인 순환출자 구조로 비춰지지만, 실제로는 곳곳에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금산법에 따라 금융 계열사가 비금융 회사 지분을 10% 이내로만 보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4만원대까지 급락한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해 "향후 1년 동안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한다"고 발표한 점을 고려하면, 추후 발행주식 총수가 급격히 줄면서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 지분율이 10%를 거뜬히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먼저 자사주 3조원 어치를 3개월 안에 매입하고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3조원대 주식이 실제 소각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은 기존 8.51%에서 8.58%로 늘어나고, 삼성화재 지분율 역시 기존 1.49%에서 1.50%로 높아져 양사 합산 지분율이 10%를 초과하게 된다. 


특히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아직 계류 중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추가적인 규제와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이 법안은 금융 계열사가 보유 가능한 비금융 회사 지분을 기존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총자산의 3%로 제한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21일 종가 기준으로 28조6601억원인데, 3분기 기준 총자산 312조6653억원의 3%인 9조3800억원 수준에 맞추기 위해선 19조2800억원대의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생명이 그룹 지배구조에 있어 중간고리인 점을 고려하면 지분 공백을 메울 또 다른 계열사가 필요한 셈이다. 


이에 5조원대 현금부자 삼성SDS가 영위 중인 IT·물류사업을 인적분할해 삼성물산이 물류를, 삼성전자가 IT 부문을 흡수합병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28조원대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할 곳간을 채우고, 삼성전자는 IT 부문 흡수합병을 통해 자사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삼성SDS 지분 22.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앞선 IB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삼성SDS 물류 부문을 합병하며 유입되는 수조원대의 현금은 향후 그룹 지배구조 재편이나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시장서 제기하는 삼성SDS 인적분할 가능성과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관련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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