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스크 인장기 전문 업체인 한송네오텍이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되면서 모회사인 알파홀딩스의 매각전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 알파홀딩스의 공개매각 과정에서 자회사 한송네오텍에 대한 높은 지원 방안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대부분 인수합병(M&A)에 손을 떼면서 매각이 지지부진했으나 이번 상장폐지로 알파홀딩스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자회사 한송네오텍에 대한 지원을 제외하는 구조로 3차 딜이 진행되는 까닭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한송네오텍 주권 상장 폐지를 의결했다. 지난 5월 상장폐지가 이미 결정됐지만 한송네오텍이 6월 이의를 신청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최종적으로 상장폐지가 의결되는 것을 피하지 못했다. 한송네오텍은 구주 일부 매각 및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올해 3월 공개 매각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한송네오텍은 지난 4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결정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결정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송네오텍의 상장폐지로 인해 알파홀딩스 매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매각주간사인 삼일PWC는 알파홀딩스의 1차 공개매각을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진행했다. 코아시아세미, 퀄리타스반도체, 보스반도체 등 8곳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할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았다. 특히 알파홀딩스를 인수할 경우 삼성전자의 DSP 지위를 곧장 확보한 후 삼성 파운드리 생태계 진입이 가능하다. 삼성 파운드리 DSP는 국내 5개사, 해외 3개사에 불과해 인수를 통한 DSP 지위를 얻는다면 기업 가치 상승에도 도움이 된다. 필요시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까지 할 수 있어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가다.
현재 최대주주는 알파에쿼티파트너스(전 프리미어바이오)로 알파홀딩스 지분 6.71%(268만781주)를 보유하고 있다. 알파에쿼티의 최대주주는 넥스에너지글로벌로 82.4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알파홀딩스의 시가총액은 377억원(주당 945원) 수준으로 대주주인 알파에쿼티파트너스의 지분가치는 25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알파에쿼티파트너스는 1000억원 수준으로 밸류를 계산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160억원대에 매각하길 희망하고 있다. 여기에 160억원의 유상증자(약 1500만주)를 통해 약 38%의 지분을 확보하면 알파홀딩스를 가져갈 수 있게 된다.
다만 자회사 한송네오텍에 150억원을 유상증자로 지원하는 조건으로 인해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알파홀딩스의 매수를 꺼려했다. 당초 알파홀딩스에 32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유상증자로 유입된 160억원은 별도 운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고, 자회사 지원이나 기존 사업확대, 신성장 동력 확보 등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송네오텍에 150억원을 다시 유상증자로 지원하게 되면서 사실상 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하게 됐다. 결국 1차 M&A에서 투자자들이 모두 발을 빼면서 1차 M&A는 실패했다.
이어 10월까지 수의계약 방식으로 2차 M&A를 진행했다. 약 2~3곳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실사를 수행하고 인수제안을 수령했지만 한송네오텍에 대한 150억원 유증 부담이 커 이마저도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자회사 한송네오텍이 상장폐지 결정을 받게 됐다. 이에 삼일PWC는 3차 M&A에서 한송네오텍에 유상증자로 지원하는 방안은 제외하는 것으로 결정해 본격적인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3차의 경우에 인수자는 알파홀딩스에 유상증자를 한 160억원 현금을 알파홀딩스를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돼 사실상 실질적인 인수 금액은 구주 인수금액인 160억원이라는 평가다. 인수금액 역시 협상 여부에 따라 줄어들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한송네오텍 지원안이 철회되면서 알파홀딩스 인수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알파홀딩스는 삼성전자 DSP 관련 회사로 반도체 설계 및 디자인 회사로 유망하다. 최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이 위축됐다고 하더라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히려 지금이 가장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경쟁사인 가온칩스의 경우 현재 시가총액이 4000억원 수준이지만 올해 3월까지만 하더라도 1조원에 달했다. 이에 알파홀딩스 인수 후 거래가 재개되면 높은 시세 차익도 얻을 수 있을 거시라는 분석이다.
M&A관계자는 "최근 거래되는 거래정지 상장사 중 인수금액이 320억원으로 적은 편이고, 인수금액 중 50%인 160억원은 유상증자로 회사에 남게 된다"며 "현재 거래정지 상태이지만, 최대주주 변경이 될 경우 거래재개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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