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 노리는 카카오페이리스크에도 꺾이지 않은 M&A 의지
카카오페이는 태동기(2014~2016년), 성장기(2017~2018년), 역량 강화기(2019~2020년)를 거쳐 현재 도약기(2021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플랫폼 구축에 주력한 이전과 달리 플랫폼 고도화와 비전 실현을 본격 수행하는 시기라는 의미다. 카카오 창업주의 사법 리스크로 계열사에 위기감이 드리워진 가운데 도약기를 보내는 카카오페이의 현황과 경영 전략 등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카카오페이가 몸집을 키우는 방식은 모회사 카카오를 빼닮았다. 바로 인수합병(M&A)이다. 올해는 카카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로 성장 전략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카카오페이가 내년에 M&A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순현금 규모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M&A 추진 과정에서 자금은 부족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최근 2024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인수합병(M&A)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말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사법 리스크로 미국 종합증권사 경영권 인수가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음에도 M&A 의지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순욱 운영 총괄 리더는 "결제 사업에서의 유의미한 성장과 서비스 경쟁력 및 기술력 강화 측면에서 다양한 투자 건을 검토하고 있고 여기에 M&A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제 사업 외에도 신사업이나 인접 사업영역으로 확장이 가능한 투자 기회도 적극 검토 중"이라며 "해외 기업 인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카카오페이가 M&A를 추진하는 데 좋은 여건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당분간 카카오와 계열사를 둘러싼 불안한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상 전자금융업자로 등록돼 있어 김 위원장이나 카카오에서 대주주 적격성 관련 문제가 발생해도 카카오뱅크 등과 달리 지분 강제 매각 등 상황에 놓일 일은 없다.
하지만 지난해 말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가 카카오가 금융당국의 수사를 받는 상황 등을 이유로 들어 카카오페이로 경영권 매각 작업을 중단했던 사실 등에 비춰볼 때 김 위원장의 사법 리스크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올해 카카오페이가 이전과 비교해 M&A 및 지분 투자에서 별다른 성과를 남기지 못한 이유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2022년과 2023년 카카오페이는 각각 6건, 3건의 투자를 성사하고 지난해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인 페이민트 경영권도 인수했으나 올해는 1건의 투자만 단행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식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던 김 위원장이 최근 100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카카오와 계열사를 둘러싼 위기감은 지속되는 분위기다. 검찰은 김 위원장의 보석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항고장을 법원에 제출했고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대상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다만 든든한 곳간은 카카오페이의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카카오페이의 현금성 자산은 2조2231억원, 차입금은 943억원으로 순현금 규모가 2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페이는 아직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기업공개(IPO) 때 유입된 공모 자금이 곳간을 풍족하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는 2021년 11월 기업공개(IPO)로 약 1조5300억원 자금을 확보했다.
카카오페이는 이전부터 M&A에 적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2021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때도 M&A 계획을 밝혔고 지난해에도 신원근 대표가 "M&A 시장에 나오는 기업이 많다"며 "아껴뒀던 자금력을 바탕으로 투자 기회를 탐색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2019년 GA(법인보험대리점) 인바이유를 인수해 케이피보험서비스로 이름을 바꿨다. 2020년에는 카카오페이가 인수한 바로투자증권이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출범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두 회사에 대한 카카오페이의 지분율은 67.4%, 96.9%다.
지난해에는 오프라인 결제 솔루션 회사인 페이민트 지분 87.7%를 32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PMI(인수 후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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