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한샘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회사 측은 주가부양과 주주가치를 적극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영권 손 바뀜 이후 최대주주에 오른 사모펀드 운용사 IMM PE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무리한 배당정책을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샘은 이달 5일 중간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배당 규모는 현재 보유하고 있던 이익잉여금 5973억원 가운데 17.2% 규모인 1092억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대 배당액으로 작년 배당액인 747억원과 비교해도 46.18%나 증가한 수치다. 향후 결산배당까지 포함하게 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눈에 띄는 점은 이 회사가 그 동안 적자를 지속하다 올해 간신히 흑자로 돌아선 직후 대규모 배당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한샘은 앞서 전방산업인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2022년부터 적자를 냈다. 실제 2022년 713억원, 2023년 621억원 등 2년 동안 누적된 순손실 규모만 1334억원에 달한다. 다만 올해의 경우 고강도 인적 쇄신과 고정비 절감을 추진하며 상반기 당기순이익 62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문제는 한샘이 흑자를 기록하자마자 반기순이익을 뛰어넘는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는 점이다. 한샘의 이번 중간배당액은 상반기 순이익의 두 배에 육박한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최대주주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한샘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PE다. IMM PE는 2021년 말 한샘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을 만들고 롯데쇼핑을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여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 27.7%를 1조4413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더해 작년 1분기 1000억원 규모의 한샘 자사주 전량을 IMM PE가 571억원, 롯데쇼핑이 429억원에 각각 공개 매수했다. 이를 통해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의 지분율은 35.44%까지 높아졌다. 여기서 롯데쇼핑이 투자한 지분을 제외하면 IMM PE의 순수 보유지분은 20.2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한샘 배당 확대의 최대 수혜는 IMM PE로 돌아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실제 IMM PE는 작년에도 배당으로만 약 150억원을 챙겼다. 올해는 중간배당으로만 200억원 이상을 수령하게 되면서 그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각에서는 올해 한샘이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IMM PE의 고배당 수령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한샘은 치열한 가구업계 경쟁 속에서 외형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2021년 2조2312억원이었던 이 회사의 매출은 작년 1조9669억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 9638억원에 그치며 작년 동기 9840억원 대비 2% 뒷걸음질 쳤다. 이에 만년 가구업계 2위였던 현대리바트에 1위 자리도 빼앗겼다.
시장 한 관계자는 "한샘의 경우 배당잔치를 할 때가 아니라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가 더 시급하다"며 "최근 다수의 기업들이 밸류업 및 주주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은 분명하지만 한샘의 경우 과도한 배당으로 볼 여지가 농후하다"고 전했다. 이어 "최대주주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만큼 빠른 투자금 회수 목적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한샘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배당의 경우 개선된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의 일환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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