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고객 집객력 강화 필승 전략은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전자랜드가 고객 집객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최초 유료멤버십 매장 '랜드500' 등 신규 유형 점포는 더하고 저실적 점포·재고자산은 줄이면서 가전양판업 불황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4050대 중장년층과 신혼부부로 국한됐던 기존 고객층을 MZ세대나 전자제품 마니아층까지 넓히기 위한 매장 차별화에 주안점을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자랜드는 1988년 용산전자상가에 첫 매장을 낸 국내 최초 가전양판점이다. 이후 2012년 직영 100호점을 오픈한 뒤 2016년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는 등 롯데하이마트와 함께 국내 양대 가전양판점으로 자리를 굳혀왔다.
다만 현재 전자랜드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사측은 이를 사업의 방향성을 조정 수준이 아닌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인식하고 속도를 붙여나가고 있다. 전자랜드의 사업 재편은 신규 유형 점포를 추가 출점하고 저실적 점포나 재고자산은 건전화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고객 집객력을 강화해 가전양판점의 불황을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전자랜드가 지난해 5월 업계 최초로 도입한 유료멤버십 점포 '랜드500'이다. 랜드500은 500여가지 특가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유료멤버십 회원 전용 점포다. 유료멤버십은 라이트(연회비 1만원)·스탠다드(3만원)·프리미엄(5만원) 등으로 구성됐으며 가입 즉시 연회비에 상응하는 쿠폰과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전자랜드는 유료멤버십을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하면서 이들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 빈도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고객들의 '락인(Lock-in) 효과'를 유도한다는 셈인데 현재까지는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 실제 전자랜드는 현재까지 약 30개 점포를 랜드500 매장으로 바꿨는데, 해당 매장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나아가 전자랜드는 고객층을 넓히려는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가전양판점의 기존 고객층이 4050대 중장년과 신혼부부에 한정돼있다는 약점을 탈피하고 MZ세대와 매니아층까지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전자랜드는 대구 달서구의 '파워센터 죽전점'과 전국 군산시의 '파워센터 수송점'을 재단장했다. 죽전점에는 '뷰티 특화존'을 구성해 뷰티·건강 가전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죽전점에는 '올리브영'이 숍인숍 매장 형태로 입점했다.
해당 지점들에는 전자랜드의 신규 유형 점포인 '세모키(세상의 모든 키보드)'가 입점됐다. 세모키는 전자랜드가 키보드 마니아층을 공략하고자 올해 6월 신규 론칭한 타건 체험 숍이다. 이외에도 전자랜드는 양주점 1층에 '노브랜드' 매장을 유치했고 이달에는 서울 용산에 'DCS 용산(디지털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저실적 지점의 폐점과 재고 자산 건전화도 병행한다. 전자랜드는 올해 109개의 매장에서 29개의 저실적 매장의 문을 닫았고 남는 자원과 인력은 고매출 점포에 추가 투입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부터 재고 등급화를 통해 판매 가능 재고를 분류하고 2개의 아울렛 전용 매장을 신설해 이를 줄여나가고 있다.
전자랜드의 사업재편은 가전양판점의 위기로부터 기인한다. 전자랜드의 매출은 2022년부터 꺾이기 시작해 지난해 기준 5998억원까지 떨어졌다. 한때 20%에 달했던 시장점유율은 2020년 7.7%→2021년 7.6%→2022년 7.1%→2023년 6.7%까지 하락했다. 특히 전자랜드의 영업이익은 2021년 마이너스(-)18억원으로 적자전환된 이후 2022년 -109억원, 지난해 -229억원으로 우하향했다. 이에 따라 전자랜드는 지난해 자본총계가 -19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특히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이사 수요 감소와 가전제품 시장이 백화점과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는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고 쿠팡의 '로켓설치' 등 이커머스는 중소형 가전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가전시장의 온라인 침투율은 2020년 50%를 넘기고 2021년 60%를 돌파했다.
이에 더해 '국내 2대' 가전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삼성스토어'와 'LG베스트샵' 등 자사몰을 통해 가전양판점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삼성스토어의 경우 2022년 시장 점유율 33.8%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차지한 이후 지난해 37%로 기세를 이어갔다. LG베스트샵 역시 시장 점유율을 2022년 26.4%에서 지난해 27.2%로 끌어올리며 업계 2위 롯데하이마트(2022년 32.7% → 지난해 29.1%)와 차이를 좁혔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트렌드에 민감하고 취향을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는 MZ세대를 겨냥한 상품 확대 및 리뉴얼 오픈을 시행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저실적 매장은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매장은 새로 단장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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