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선주의 부활
LG그룹, 트럼프 대응 마련 분주
보호무역주의 강화·IRA 보조금 축소 우려 속 계열사별 전략 재정비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16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LG)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LG그룹도 배터리와 가전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관세 인상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축소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확전 전부터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 향후 대응 전략을 모색해왔다. 현재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IRA 변경 가능성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각 사업 오너들이 미국 대관 조직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의 세부 정책이나 기조 변화의 방향을 우선 파악한 뒤, 각 사업부별 전략과 계획을 재정비할 것"이라며 "공급망 관리부터 마케팅 전 부문에 걸쳐 세심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룹 내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 IRA에 대해 '신종 녹색 사기'라며 이를 폐기하고, 아직 집행되지 않은 IRA 예산을 적액 환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통해 적자를 상쇄하고 있어, IRA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경우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반면 미중 갈등이 더 심화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일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경한 대중 정책이 미국 내 입지를 줄어들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변화에 예의주시하며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대비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를 언급한 바 있다. 고율 관세가 현실화하면 LG전자는 가격 경쟁력 악화 우려가 있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당시 세탁기 고율 관세에 대응해 LG전자는 테네시주에 공장을 설립해 관세 부담을 줄이는 전략을 채택했던 만큼 이번에도 유사한 대응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외 LG화학과 LG이노텍 등 다른 주요 계열사들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와 기회를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LG화학은 미국에 대한 직접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소재 분야의 환경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아울러 화학제품 역시 미국의 대중국 압박 강화로 중국산 물량이 자사의 주요 수출 지역인 동북아 시장에 대거 유입될 경우, 공급 과잉과 가격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미국에서 별도의 보조금을 받지 않아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자율주행 차량 등 신사업 활성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련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지주사 LG 관계자는 "미국 대선 이후 예상되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며 "향후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정책 변동이 예견되는 시점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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