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선주의 부활
국내 채권 시장 영향 '제한'
'트럼프 트레이드' 선반영…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채권 금리 급상승 우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14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트럼프 2.0 시대가 개막했다. 그간 짓눌러온 불확실성이 제거됨으로써 글로벌 금융시장 및 국내 채권 시장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채권업계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국내 채권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승리에 베팅)를 선반영해 온 만큼 이번 결과로 인한 급격한 변동 우려가 작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당선…국내 채권 시장 영향 미미


채권업계는 7일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확정되면서 큰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며 안도하고 있다. 최근 채권 금리 상승세를 보면 '트럼프 트레이드'를 반영해도 과하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9월 중순 연 3.6~3.8% 수준이었다가 10월 들어 연 4.3%대까지 올랐다. 이 기간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연 2.9%대에서 연 3.1%대로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간 채권 금리는 상방 압력에 시달렸다"며 "트럼프의 외교정책 리스크, 보편 관세 부과, 재정적자 확대로 인한 대규모 채권 발행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대선이 마무리를 향하면서 채권 시장은 다시금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9~10월에 나타났던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움직임이 되돌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채권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2016년 대선 직후와 같이 채권 금리 수준이 추가로 급등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하루 만에 20.61bp(1bp=0.01% 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


당초 채권업계 일각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채권 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과거와 달리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 만큼 채권 금리가 급상승할 가능성이 작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첫 집권할 당시 금리 인상 사이클이었던 반면, 현재는 글로벌 금리 인하 시기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점진적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됨에 따라 시장금리가 급상승하는 상황을 막을 체력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급격한 신용경색 이벤트가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불확실성 제거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은 전반적인 채권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당선 확정으로 재정 지출 확대에 따른 수급 부담이 미국 국채 금리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종종 거론된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역캐리 부담이 해소되고 있어서 스프레드 변동폭은 다소 제한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공약에 따른 산업별 자금 조달 영향은


트럼프 집권 이후 산업별 채권 시장 내 자금 조달 여건은 어떻게 변할까. 채권업계는 업종에 따라 자금 조달 여건에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혜 업종으로 분류될 경우 채권 시장 내 자금 조달 환경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다.


트럼프의 둔화된 친환경 정책에 따라 산업은 수혜 업종과 비수혜 업종으로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수혜 업종을 살펴보면 석유 및 정유 업종 등이 꼽힌다. 이들의 경우 탈(脫) 탄소화 투자 부담이 경감되면서 마진 수준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전통 석유 에너지 부흥에 따라 국내 조선업 역시 수혜를 얻을 전망이다. LNG선 수요 역시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반면, 비수혜 업종으로는 대표적으로 2차전지와 자동차가 꼽히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행됐던 전기차 관련 보조금과 장려책들이 폐지되거나 축소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철강업종 역시 관세 인상 및 쿼터 축소 등 전통적인 무역장벽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둔화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종 또한 트럼프의 자국(미국) 기업 지원 확대로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 업황이 악화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되고 있다. 대중(中) 수출 통제 조치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생산설비 운영 및 판매 기반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수혜업종으로 분류될 경우 수익성 시현에 긍정적인 만큼, 채권 발행 시 투자자들의 우호적인 투심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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