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SKC가 유일한 흑자 사업인 반도체 소재 육성 전략에 대해 밝혔다. 이미 CMP(Chemical Mechanical Planarization) 패드 사업부도 매각하기로 하면서, 전공정 분야는 모조리 중단한 상황이다. 이에 수익성이 높은 반도체용 유리 기판(앱솔릭스)과 테스트 소켓(ISC) 등 후공정 분야에 집중해, 관계사인 SK하이닉스와 인공 지능(AI)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SKC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유지한 경영지원부문장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소재 사업에서도 CMP 패드 등 자산 유동화 움직임에 대해 "고부가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전체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오랜 기간 준비해 왔던 유리 기판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의 방향성을 재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원부자재에 대한 공급망 관리(SCM) 체계가 확고하게 구축돼 있는 전공정보단 아직도 개발 니즈가 큰 후공정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SK그룹의 반도체 생태계를 고려해도 후공정 사업 강화가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와의 협업을 통해 테스트 소켓, 유리 기판 사업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도 전했다.
사업별 현황을 살펴보면 유리 기판의 경우 지난 8월 컨콜 때보다 크게 진전된 상황은 아니다. 앱솔릭스는 올해 초 미국 조지아주에 세계 최초의 글라스 기판 생산 시설을 완공했으며, 현재 고객사 승인용 시제품 제작을 준비 중이다.
다만 유 부문장은 "고객사와의 관계가 있다 보니 진행 사항을 밝힐 수 없지만, 많은 고객의 샘플 생산 요청이 있었다"며 "생산 라인의 규모가 크지 않아 전부 대응하긴 어려워 핵심 고객향 샘플을 우선적으로 만들어 내부 평가를 진행 중이고, 오는 2025년 최종 양산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SKC는 앱솔릭스가 향후 AI 시장에서 반도체용 테스트 소켓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 부문장은 "복잡한 연산을 수행해야 하는 AI 시대가 열리면 패키징 기판의 대면적화를 위해 많은 칩이 필요할 수밖에 없으므로 (대면적화에 유리한) 유리 기판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ISC의 실리콘 러버 소켓 경우 대면적화에 최적화된 설루션일 뿐만 아니라 초미세 피치(간격) 구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 부문장은 "(앱솔릭스와 ISC를 필두로) AI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앱솔릭스와 ISC가 공동으로 유리 기판 전용 러버 소켓을 개발 중이기도 하다"며 "이를 통해 반도체 사업들 간의 시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앱솔릭스와 관련해선 인수 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확장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유 부문장은 "ISC 경우 현재 보유 현금이 굉장히 많고, 지속적으로 현금 창출이 가능한 상황이라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며 "M&A 등 포트폴리오 확장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SKC는 반도체 소재와 관련해 미국으로부터의 보조금 수취를 지속 기대 중이다. 유 부문장은 "올 5월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대상으로 확정된 이후 조건과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연내 보조금 수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미 상무부에서 주관하는 첨단 패키징 연구 개발(R&D) 장려 보조금의 최종 후보로도 선정돼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연내 수령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란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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