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DB하이텍이 올해 3분기 외형 성장에도 내실 챙기기엔 실패했다. 다만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수익성 악화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여파라는 이유에서다.
DB하이텍이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894억원, 영업이익 492억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 감소했다.
매출의 경우 주력 제품인 전력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정확한 규모는 발표하지 않았으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일부 짐작 가능하다. 올 3분기 전력반도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9%로,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 늘었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1003억원으로 같은 기간 8% 늘어났다.
영업이익 감소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생산능력 증대, 신규 공정 등 총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데 따른 비용 증가가 원인이다. DB하이텍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비하고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8인치 파운드리 시장이 4분기에 저점을 찍은 후 내년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투자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반도체 제조 공정용 클린룸 확장에 25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DB하이텍 관계자는 "향후 고전력반도체, 특화이미지센서 등 고성장·고부가 신사업을 확대하고, 클린룸 확장 등을 통해 수요에 긴밀하게 대응하며 지속 성장할 계획"이라며 "신사업인 SiC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 분야에도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DB하이텍의 올해 가동률은 70% 중반대로 경쟁사와 비교해 선방했다. 이에 이 회사는 내년 80%까지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2026년에는 자동차·산업 중심으로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95%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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