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엔씨소프트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 및 조직개편의 성과를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본사 기준 인력을 현재 4000명 중반대에서 3000명대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 내년부터는 새롭게 정립한 사업구조 아래에서 신규 지식재산권(IP) 발굴 등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동안 고정비용이 너무 높았었기 때문에 매출 감소폭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큰 경향이 있었다"며 "현재 고질적인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낮추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개편작업은 올해 4분기 중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더 이상 레버리지 효과에 희생되지 않는 체제를 구축하고자 한다"며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과감한 결단을 통해 변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여러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CFO의 설명대로 엔씨소프트가 비용구조를 개선하기로 결정한 것은 올해 들어 매출 증감과 무관하게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매출의 경우 올해 1분기 3979억원을 기록한 이후 2분기 3689억원, 3분기 4019억원 순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반면 매출과 달리 수익성은 ▲1분기 257억원 ▲2분기 88억원 ▲3분기 -143억원 순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인건비 등 고정비 절감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회복해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최근 추진하고 있는 분사, 희망퇴직 등을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 본사 기준 인력을 3000명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올해 2분기 기준 등기임원을 제외한 임직원 수가 4886명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 18.1% 인원에 대한 감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셈이다.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퇴직급여 지급 등으로 인해 인건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1인당 평균 급여 1억700만원을 대입해 단순 계산하면 엔씨소프트 본사 차원에서 연간 최소 948억원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4분기까지 비용구조를 개선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신작 출시에 나선다. 우선 본사에서 개발 중인 '아이온2'를 비롯해 분사로 설립되는 개발 스튜디오에서 준비 중인 신작 'LLL'과 '택탄'을 내년 중으로 선보인다. 기존 레거시 IP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작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퍼블리싱 판권 계약을 체결한 빅게임스튜디오의 '브레이커스'를 포함해 총 2종의 외부 IP 작품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이와 같이 내부 개발조직과 외부 스튜디오를 통한 사업 체계가 게임 개발과 서비스 경쟁력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스튜디오 체제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속도감 있게 준비할 수 있고 외부 개발 스튜디오와의 협력이 긍정적인 자극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각 개발 스튜디오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 창의적인 개발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홍 CFO는 "엔씨소프트는 MMORPG 중심의 개발인력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지만 내부에서 다른 장르에 대한 경험과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를 기반으로 다각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며 "여기에 덧붙여 외부 스튜디오와의 협력도 외연을 확장하는 측면에서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새로운 장르에 대한 개발 방향성이 엔씨소프트와 많이 다르지만 여러 가지 긍정적인 자극과 경험으로 작용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홍 CFO는 "4분기까지는 그동안 여러 가지 누적된 이슈를 개선하고 턴어라운드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기본적인 구조 변화가 이뤄지면 내년부터는 본업에 집중해 실적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4019억원의 매출과 1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을 5.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적자전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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