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부동산 개발업체 넥스플랜이 서울 청담동 일원에 개발을 추진 중인 하이엔드 주거시설 '에테르노 압구정'이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7월 이미 착공에 돌입해 하이엔드 주거시설에 대한 수요 감소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다른 사업장과는 상반된 모양새다. 프로젝트 관리사(PM)로 참여한 현대건설의 신용보강이 주효했다는 점에서 향후 분양률을 얼마나 더 높일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 넥스플랜은 다수의 대주와 3250억원 규모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최근 3045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본PF로 전환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대출 규모가 2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과거 효성빌라 부지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대에 공급하는 하이엔드 주거시설이다. 지하 6층~지상 15층 전용면적 237~949㎡ 총 29가구 규모다. 시행사는 넥스플랜,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며 현대건설이 PM으로 참여한다.
시행사인 넥스플랜은 주택과 상가, 상업용 건물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통해 경쟁력을 쌓은 부동산 디벨로퍼다. 에테르노 압구정 이전에는 강남구 청담동 106-7번지 일원에 하이엔드 주거시설 '에테르노 청담'을 공급한 바 있다.
에테르노 압구정과 같은 하이엔드 주거시설은 지난 2020년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주목을 받으며 많은 시행사가 개발에 뛰어들었고 초창기 높은 분양가에도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2020년과는 완전히 다르다. 기준금리가 천정부지 치솟음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수요가 감소했고 하이엔드 주거시설도 미분양 리스크가 커진 것이다. 이에 금융기관은 하이엔드 주거시설 관련 대출을 실행하는 조건으로 사전분양률을 제시하는 사례가 늘었고, 이를 맞추지 못해 본PF 전환에 실패하며 사업이 지연되는 사업장이 속출하고 있다.
에테르노 압구정 관련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할 수 있었던 데에는 PM으로 참여하는 현대건설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신용도 높은 대형 건설사가 보증을 제공함에 따라 자금 모집이 수월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주단의 대출 선행조건에도 사전분양률 조건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후순위 대주로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 에이티르노제이차가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는 현대건설이 자금보충 의무 등과 같은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유동화증권은 1050억원 규모로 만기는 2025년 10월29일이다.
에테르노 압구정에 자금이 원활히 공급된 만큼 향후 사업 추진에도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2027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준공까지 3년 가량 남은 상태에서 초기분양률도 나쁘지 않은 편으로 미분양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에테르노 압구정 초기 분양 당시 유명인이 분양을 받으며 관심을 받았고 그 영향으로 몇 가구 분양이 더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분양 완판까지 시간은 걸리겠지만, 준공 시점을 고려하면 미분양 리스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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