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AI·글로벌사업 통해 해답 찾는다
계열사별 AI 도입·포트폴리오 전환…신성장동력 적극 육성
롯데 아이멤버 (제공=롯데)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롯데그룹이 인공지능(AI) 도입과 글로벌 진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 전반에 걸쳐 바이오, 메타버스 등 신사업은 물론 AI 기술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롯데는 전사적인 AI 도입 확대를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롯데이노베이트는 지난 8월 롯데그룹 자체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의 성능과 기능을 향상한 '아이멤버 2.0'을 새롭게 선보였다. 아이멤버 2.0은 사용자 화면(UI)과 사용자 경험(UX)이 개편되고 기능 중심으로 메뉴를 재구성했다. 아울러 AI 모델도 기존 라마2에서 최신 버전인 라마3으로 변경하고 미스트랄(Mistral), 솔라(Solar), 큐원(Qwen) 등 오픈소스 AI를 다양하게 적용하는 등 대폭 업그레이드 했다.


롯데 유통군 역시 AI를 다각적으로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잠실점에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영어,일본어, 베트남어 등 13개 국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AI 통역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어 올 7월에는 '아이멤버' 기반의 대화형 챗봇을 도입해 업무 검색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내 업무형 협업툴에도 아이멤버의 챗GPT기능을 탑재했다. 롯데마트와 슈퍼 또한 과일 품질 관리 고도화를 위해 'AI 선별 시스템'을 토대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제공=롯데)

롯데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함께 아프리카 진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이달 10일에는 아프리카 가나에서 '지속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속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는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의 지속가능한 조달을 위해 농장의 재배 환경을 개선해주는 사업이다. 가나는 세계 2위 코코아 생산국인 만큼 최근 폭염과 병해로 작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는 가나 내 코코아 생산과 가공, 마케팅 전반을 총괄하는 정부 기관인 가나 카카오 보드에 카카오 묘목 13만그루를 전달했다.


롯데식품군도 적극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최근 롯데는 일본 ㈜롯데와 '빼빼로'를 전략 상품으로 설정하고 매출 1조원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올 1월에는 '빼빼로'의 첫 번째 해외기지로 인도를 낙점하고 인도 현지 법인 '롯데 인디아'의 하리아나 공장에 약 330억원(21억 루피)를 투자하기로 했다. 롯데는 약 17조원 규모의 제과 시장을 보유한 인도에서 '빼빼로' 제품을 안착시켜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다. 롯데GRS의 경우 작년 10월 미국 델라웨어주에 'LOTTEGRS USA' 법인을 세웠다. 베트남 법인에 이은 두 번째 해외 거점으로 내년 미국에 롯데리아 1호점을 여는 것이 목표다.


롯데 유통군은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고객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오픈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오픈 5개월 만에 누적 매출 기준 2000억원을 달성하고 개장 1년 만에 1000만명이 방문했다. 이에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성공을 바탕으로 쇼핑몰 추가 출점도 검토 중이다. 롯데마트 인도네시아도 지역 특색을 반영한 36개의 도매형 매장과 12개의 소매형 매장을 통해 작년 매출 1조906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증가세다.


이브이시스 청주 신공장 (제공=롯데)

롯데는 계열사별로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전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바이오 캠퍼스 1공장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총 36만 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1개의 플랜트 당 12만 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고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와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약 4조6000억원을 들여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의약품 제조 경쟁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그 밖에도 롯데이노베이트와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는 지난 5월 미 현지 법인 '이브이시스 아메리카(EVSIS America)'를 설립하며 북미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진출에 돌입했다. 상반기 내 모든 생산 라인 가동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북미 전역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한다. 또한 이브이시스는 지난 2월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팩토리 청주 신공장을 준공했다. 신공장 준공으로 생산 능력이 약 2배 이상 증대돼 연간 약 2만기의 전기차 충전기 생산이 가능해졌다. 롯데그룹의 유통, 호텔, 서비스 등의 사업분야에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해 올해 말까지 도심 인접 지역 충전 거점을 7500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이노베이트는 또 다른 자회사 칼리버스를 통해 메타버스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지난 1월 CES 2024에서 자회사 칼리버스와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공개했다. 칼리버스는 쇼핑,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 등을 극사실적인 비주얼과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을 접목해 만든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칼리버스에서는 코리아세븐,롯데하이마트,롯데면세점 등 유통 채널에서 다양한 쇼핑을 할 수 있고 엔터테인먼트 공간에서 가상공연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유저들은 칼리버스에 접속해 누구나 쉽게 UGC(User Generated Content)도구를 통해 콘텐츠를 만들고 다른 유저들과 공유할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AI를 그룹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동시에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바이오나 메타버스 등 신사업을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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