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4주기…이재용, 수원 선영서 '조용한 추모'
별도 메시지 없이 선대 회장 기업가 정신 되새기며 삼성 위기론 돌파 다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소재 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선영에서 열린 4주기 추도식을 마치고 선영을 떠나고 있다. 2024.10.25 (뉴스1)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4주기 추도식이 25일 오전 경기 수원 이목동 선영에서 열렸다.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기설로 인해 그룹 내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별도 메시지 없이 조용히 치러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새로운 메세지를 내기보다는 선대 회장의 '신경영'을 되새기고 뉴 삼성의 나아갈 방향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원 선영에는 부회장 4명과 사장단이 삼성 오너 일가 보다 1시간 먼저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다. 오전 9시 40분께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부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부회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등 부회장 4명과 삼성 현직 사장단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검은색 승합차 6대에 나눠 타 선영을 찾았고, 약 20분간 머물며 헌화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선영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세 아들이 보낸 조화도 있었다. 과거 김 회장은 2주기 추도식에 직접 선영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고 지난해에도 조화를 보냈다. 김 회장은 생전 이 선대 회장을 '형님'으로 따르며 회사의 중요한 시기 때마다 조언을 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전 10시 30분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했다. 10시30분께 검은색 세단을 탄 이재용 회장을 시작으로 속속 선영에 도착한 유족들은 오전 11시부터 약 40분간 머무르며 고인의 업적과 뜻을 기렸다. 이들은 특별한 절차 없이 헌화하고 절하는 등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을 추모했다.


삼성 오너 일가는 전날인 24일에도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4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건희 선대회장 추모 음악회가 열리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삼성가와 사장단, 임직원, 인근 주민, 협력사 대표 등 1000여명이 약 3시간 동안 음악회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추모 이후 이 회장은 사장단과 함께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옮겨 오찬을 함께 했다. 인력개발원 내에 있는 창조관은 신입사원의 교육장이자 선대회장의 흉상이 설치된 장소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기 보다는 선대회장의 기업가정신을 되새기며 삼성 위기론을 돌파하자는 다짐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적 부진, 경쟁력 약화 등 삼성이 총체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이 회장이 사장단들에게 경쟁력 회복과 조직 분위기 쇄신 등을 강력하게 주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 선대 회장은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이후 6년 동안 투병하다 2020년 10월 25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이 선대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을 통해 그룹 혁신을 주도, 삼성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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