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엎은 SK하이닉스…삼성 DS 넘었다
영업익 7조, 삼성전자 메모리는 5조 추정…연간 영업익도 비슷한 기조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0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매출이 70% 급증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 9조1000억원 중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5조원대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조300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1조7920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17조5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8% 증가했고 순이익은 5조7534억원(순이익률 33%)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이번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6조8145억원 대비 3.2%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6조4724억원)도 6년 만에 뛰어넘었다. 매출은 지난 2분기 16조423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 1분기 만에 다시 새 기록을 썼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면서 3분기 SK하이닉스의 D램 및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분기 대비 10% 중반대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HBM과 eSSD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가 멀티모달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투자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AI 서버용 메모리에 비해 수요 회복이 더뎠던 PC 및 모바일용 제품 시장도 각 디바이스에 최적화한 AI 메모리가 출시되면서 내년부터 안정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양산을 시작한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 공급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3분기 D램 매출의 30%를 차지했던 HBM 비중은 4분기 40%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HBM 주문은 2026∼2027년까지 예약돼 있으며, 올해 16조∼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설비투자도 HBM 시장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AI 메모리 세계 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며 수익성에 치중하는 전략을 지속해 가기로 했다. D램의 경우 기존 HBM3에서 HBM3E 8단 제품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으며, HBM3E 12단 제품의 공급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 고객인 엔비디아에 지난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HBM3E 12단 제품도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 달성을 통해 글로벌 넘버 원 AI 메모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앞으로도 당사는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 및 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22조9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DS 부문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18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연간 영업이익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서는 건 최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HBM을 필두로 DDR5, LPDDR5, 기업용 솔리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어난 효과를 누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HBM 기술력은 SK하이닉스와 1년 정도 차이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앞으로 삼성전자는 1c D램(6세대 10나노급 D램)을 공급해 HBM4에서 승부를 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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