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MBK 장내매수 저지 방안 '불투명'
공개매수 경쟁 종료…자금동원력 열세 여전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1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마무리하면서 회사가 응모 받은 주식의 수량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에 따라 MBK파트너스·㈜영풍이 향후 장내매수를 통해 매입 가능한 주식의 수량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날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공시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공개매수 응모 수량은 이미 집계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날부터 오는 28일 사이에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공시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목표 수량은 전체 발행주식(2070만주)의 20%에 해당하는 414만주다. 목표 매수 물량 20% 중 2.5%는 베인캐피탈의 특수목적회사(SPC) 트로이카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가 취득하며 의결권을 얻게 된다. 나머지는 고려아연이 취득한 직후 소각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결과에 따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앞으로 장내매수로 확보할 수 있는 주식의 수량이 달라진다. 연합의 압도적 지분 소유구조 구축을 저지해야 하는 고려아연 입장에선 자사주 매수 물량이 많을수록 상대방의 장내 매수를 억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 지분 현황 및 추이 전망.(그래픽=이동훈)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물량이 목표 수량의 절반인 10%에 그칠 경우 전체 발행주식은 2070만주에서 1863만주로 줄어든다. 연합의 의결권 지분은 MBK·영풍 지분이 42.74%, 고려아연 측이 40.27%로 변해 연합 측이 근소하게 앞선다.


장내매수에 동원할 자금은 사모펀드 출자금을 등에 업은 MBK파트너스·㈜연합이 보다 수월히 조달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보유 현금이 넉넉하지 않은 고려아연 입장에선 시장에 남아 있는 유통주식이 많을수록 연합과의 의결권 격차가 벌어질 여지를 남기게 된다. 현재 지분률 격차가 작아 1%의 의결권이라도 연합 측이 추가 확보하면 타격이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고려아연은 연합 측과의 지분 경쟁에 대해 "7%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리라 믿는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다만 국민연금은 양측의 경영권 분쟁에 관여할 계획이 없다고 선언한 상태다. 우군으로 분류되는 국내 재벌그룹 계열사 역시 한국타이어 자회사 한국프리시전웍스가 공개매수 기간 고려아연이 아닌 시장에 지분을 처분하는 등 지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 역시 자사주 공개매수를 마무리한 만큼 앞으로 장내 매수를 통해 연합 측이 매수할 수 있는 주식의 물량을 계속 줄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우군마저 지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금력 역시 연합 대비 뒤처져 이에 대한 대안을 장기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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