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총사업비 4조원 규모의 경기도 부천 영상문화산업단지 개발사업이 10년째 지지부진한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인 GS건설 컨소시엄과의 계약도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사업계획 변경을 둘러싸고 부천시와 GS건설 컨소시엄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계약취소 기한이 임박해 당초 계획한 내년 착공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천시와 GS건설 컨소시엄은 지난해 1월부터 부천 영상문화산업단지 복합개발 관련 사업계획 변경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부천 영상문화산업단지 복합개발사업은 부천시 상동 529-2번지 일원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다. 총 38만2743㎡ 부지에 ▲6000여가구 규모의 주거시설 ▲소니픽처스 등 국내외 28개사가 입주하는 융복합센터 ▲70층 규모의 랜드마크 타워 ▲300실 규모의 호텔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총사업비만 4조1900억원에 달한다.
부천시가 영상문화산업단지 복합개발을 본격화한 시점은 지난 2014년이다. 부천시 상동 일대는 자연녹지지역으로 개발이 어려웠지만, 당시 경기도가 주거와 상업 등이 가능한 시가화예정용지로의 변경을 허가한 것이다. 이에 부천시는 이듬해 신세계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본격적인 개발을 추진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기대와 달리 사업 추진은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신세계컨소시엄은 8740억원을 투입해 백화점과 면세점, 창고형 대형마트 등을 개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초대형 복합쇼핑몰 입점을 두고 지역 시민단체를 비롯해 인근 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부천시는 사업협약 체결 2년여 만인 2017년 신세계컨소시엄과의 협약을 해지, 사업을 백지화했다.
부천시는 이듬해인 2018년 다시 한번 민간사업자 모집 공고를 실시했다. 당시 GS건설을 비롯한 ▲현대건설 ▲DL이앤씨 ▲화이트코리아 ▲다원디자인 ▲외국투자기업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 컨소시엄은 사업 진행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부천영상단지개발을 설립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뀐 이후에도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컨소시엄과 부천시가 각자 추구하는 부분이 있는 상황에서 좀처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부천시와 컨소시엄은 지난 2023년 1월부터 진행한 사업계획 변경 관련 협의를 2년 가까이 진행 중이다.
사업계획 변경 관련 협의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당초 계획한 착공일정도 지연될 전망이다. 부천시와 GS건설 컨소시엄은 내년부터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업계획 변경이 확정되지 않아 착공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사업이 또다시 백지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부천시와 GS건설 컨소시엄이 사업계획 변경을 두고 오랜기간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협약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다.
부천시 관계자는 "민간사업자와 부천 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계획 변경이 필요한 상황이 생겨 현재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순조롭진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 착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사업자와 체결한 협약에는 유효기간이 있는데 그 기간이 오래 남지 않았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길어질 경우 사업계약이 해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GS건설 컨소시엄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부천시와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