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롯데백화점이 중장기 성장을 위한 '미래형 쇼핑몰사업'을 본격화한다. '타임빌라스 수원' 그랜드 오픈을 기점으로 2030년까지 쇼핑몰 사업에 7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점포를 15곳까지 늘리고 시장점유율 51%를 달성한다는 포부다. 최종적으로 쇼핑몰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국내 리테일산업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해 '타임빌라스'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만들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23일 '중장기 전략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를 통해 2030년까지 쇼핑몰 사업에 약 7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국내외에 15개 이상의 쇼핑몰을 확보하고 시장점유율 51%와 매출을 6조6000억원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미래형 쇼핑몰을 백화점과 아울렛으로 양분해 성장하던 국내외 사업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롯데백화점의 미래형 쇼핑몰 사업은 타임빌라스 수원의 그랜드 오픈이 기점이 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부터 기존 롯데몰 수원점의 리뉴얼 작업에 돌입해 이날 타임빌라스 수원점으로 재탄생시켰다. 신규 쇼핑몰 브랜드 타임빌라스는 시간(Time)과 별장(Villas)의 합성어로 '새로운 시간이 열리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고객들에게 프리미엄한 공간을 제공해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는 목표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은 "타임빌라스라는 명칭은 의왕 롯데아울렛 이름 공모과정에서 처음 만들어졌다"며 "새로운 이름을 만들까도 고민했지만 프리미엄한 공간에 머문다는 느낌이 좋고 입에도 잘 붙어서 신규 쇼핑몰 브랜드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임빌라스 수원은 건물 외관부터 브랜드 구성까지 기존 쇼핑몰과는 차별화를 뒀다"며 "2535세대 혹은 3545세대 고객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이 타임빌라스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은 이유는 국내 리테일산업의 흐름에 기초한다. 즉 쇼핑몰이 향후 국내 리테일산업의 주축이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실제 일본 리테일산업은 1990년대 이후 미니멀리즘 트렌드의 확산으로 쇼핑몰사업은 지속성장한 반면 백화점사업은 지방 중소형점을 중심으로 폐점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국내 리테일산업에서도 백화점은 연 5% 이하 저성장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롯데월드몰'과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공은 쇼핑몰사업의 가늠자가 됐다. 지난 2014년 오픈한 롯데월드몰은 2021년부터 매년 25%에 달하는 고성장을 기록해 연간 5500만명이 방문하는 쇼핑 성지로 거듭났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역시 개점 4개월 만에 매출 1000억원 돌파, 올해 매출 3000억원을 달성이 점쳐지는 등 베트남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롯데백화점은 앞서 2010년 이후 여러 지자체들과 복합쇼핑단지를 구성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이에 대도시 주변 인근 부지를 다량 확보하게 됐고 타사 대비 쇼핑몰 개발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향후 롯데백화점은 ▲송도·수성(2026년) ▲상암(2029년) ▲전주(2030년) 등 4곳의 신규 매장을 출점과 ▲수원(2024년) ▲군산(2025년) ▲동부산·수완(2026년) ▲의왕(2027년) ▲김해(2028년) ▲파주(2030) 증축 및 리뉴얼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그 외 수지·은평에 위치한 롯데몰 역시 향후 타임빌라스로 바꿔 운영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의 브랜드 설계 과정에서 타 쇼핑몰과 '차별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우선 백화점과 쇼핑몰의 공간을 별도로 분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컨버전스 모델'을 적용했다. 아울러 건축적인 가치가 있는 건물을 만들기 위해 리차드 마이어, LDA 등 세계적인 건축가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수원점의 경우 기존 브랜드 240여 곳을 폐점시키고 럭셔리와 프리미엄을 초점에 맞춘 테넌트를 구성했다.
정 대표는 "쇼핑의 경계가 무너지는 옴니채널화가 점점 빨라지는 상황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어떻게 백화점과 쇼핑몰을 결합시킬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라며 "리테일산업에서 차별화는 어려운 부분이나 롯데그룹이 가진 컨텐츠와 오랜 운영 경험 그리고 프리미엄급 테넌트 구성은 확실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국내 리테일산업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타임빌라스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압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롯데백화점의 쇼핑몰 매출 구성비를 현재 1% 수준에서 최대 30%까지 끌어올리고 국내 쇼핑몰시장 점유율 과반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정 대표는 "2030년까지 모든 지점을 오픈하면 6조6000억원의 매출과 국내 쇼핑몰 시장점유율 51%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타임빌라스가 모든 유통업체가 동경할 미래형 리테일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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