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씨앤씨인터내셔널이 실적 우상향 가운데서도 주가는 오히려 뚝 떨어졌다. 투자자들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국민연금의 보유지분 매도와 함께 전환사채(CB) 물량이 시장에 대거 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주가 부양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화장품전문 ODM(제조업자개발생산)기업인 씨앤씨인터내셔널의 매출액은 2021년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91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2년 1306억원, 2023년 2203억원을 기록하며 연 평균 25%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올 상반기 역시 152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47.6% 증가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수익성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영업이익은 2021년 23억원에서 작년 321억원으로 2년 사이 1295%나 확대됐다. 올 상반기에도 2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162억원 대비 34% 늘어났다.
경영실적 개선 효과로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7월 역대 최고점인 주당 14만1000원까지 뛰었다. 다만 이후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주가는 갑자기 하향곡선을 그리며 3개월 만에 7만3800원(10월21일 종가 기준)까지 44%나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급격한 주가 하락의 주원인으로 국민연금의 보유주식 매도를 꼽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도할 경우 일반 투자자들이 매매 패턴을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는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앞서 작년 4월 씨앤씨인터내셔널 지분 5.15%(51만5694주)를 취득하고 올해 1월까지 매수를 이어가며 11.89%(119만901주)까지 늘렸다. 하지만 돌연 올해 4월부터 매도로 방향을 틀었다. 국민연금은 4월(23만5261주)과 7월(10만591주), 10월(15만5727주) 세 차례 주식을 잇달아 매도하며 씨앤씨인터내셔널 지분율을 7.08%(70만9322주)까지 크게 줄였다.
여기에 투자업계에서는 이 회사의 전환사채 물량이 조만간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이 과거 발행한 56만740주(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는 오는 11월22일 청구기간이 도래한다.
해당 전환사채(CB) 물량의 경우 계약 당시 전환가액이 5만3500원으로 현재 씨앤씨인터내셔널 주가(21일 종가기준 7만3800원) 보다 주당 2만원 가량 낮은 상태다. 최근 이 회사의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실을 보기 전에 보유주식을 매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장 관측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서 7월까지의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주가가 오히려 과도하게 높게 형성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더해 전환사채(CB)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경우 향후 주가 하방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씨앤씨인터내셔널이 서둘러 주가부양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202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주주환원책이 없는 상태다. 특히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인 배당의 경우 매년 수백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고도 지난 3년간 전무했다. 올 상반기의 경우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이익잉여금은 1078억원까지 늘어났다.
이에 대해 씨앤씨인터내셔널은 단기적인 배당보다는 투자에 집중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부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의 투자 규모를 알 수 있는 자본적지출(CAPEX)을 보면 2021년 98억원에서 작년 198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용인 제2공장 증축에 나서면서 14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씨앤씨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주주환원책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현재 따로 준비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며 '"회사 규모가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만큼 생산시설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약 1000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투자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보니 오히려 재원은 부족한 상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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