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밸류업15년 만에 '자산재평가' 노림수는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롯데쇼핑이 밸류업(기업가치제고) 목표 달성을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자산재평가'를 단행한다. 자산재평가로 토지와 건물 등 보유자산의 현실가치를 반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이후 외부 자본조달 과정에서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시장에선 롯데쇼핑의 자산재평가가 15년 만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상당한 재평가차액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이달 11일 'CEO IR DAY'에서 밸류업 목표와 함께 자산재평가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사의 자산재평가는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롯데쇼핑은 2009년 당시 토지재평가를 통해 3조5712억원의 재평가차액이 발생했다. 이 회사는 현재 감정평가법인과 함께 자산재평가를 준비하며 단순 '토지' 이외에도 '건물'·'비품' 등에 대한 재평가도 실시할지 논의 중이다.
롯데쇼핑은 자산재평가를 밸류업 목표 달성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삼고 있다. 자산재평가로 인해 자산·자본이 증가하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회사의 신용도에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는 까닭이다. 특히 신용평가등급이 상향되면 대규모 투자를 앞둔 롯데쇼핑은 자본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롯데쇼핑은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동종업계 대비 취약한 재무구조가 주식 저평가의 원인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자산총액은 총 30조5117억원(자본 10조6498억원, 부채 19조861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86.5%다. 이는 이마트(155.5%)·신세계(138.5%)·현대백화점(83.9%)보다 비교적 높은 수치다. 국내 신용평가사의 롯데쇼핑의 신용등급도 2022년 실적 부진을 이유로 'AA'에서 'AA-'으로 하향 조정한 뒤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30년 매출 20조3000억원 달성' 목표를 위해 ▲백화점 리뉴얼 ▲복합쇼핑몰 사업 확대 ▲e그로서리 사업 ▲동남아 지역 해외사업 확대 등 사업부문별 계획을 공개했는데 하나같이 천문학적인 비용이 예상되고 있다. 예컨데 영국 리테일 테크기업 오카도와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e그로서리 사업'은 예상 투자액만 1조원에 달할 정도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의 자산재평가에 대한 시장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토지 및 건물 장부가액은 총 7조864억원(토지 4조5853억원, 건물2조500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 자산재평가 이후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롯데쇼핑의 토지·건물에 대한 공시지가도 크게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롯데백화점 본점이 위치한 서울시 중구 소공동 1번지 공시지가는 2009년 제곱미터(㎡) 당 3430만원에서 2024년 6534만원으로 상승했다. 또한 부산본점인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 503-15번지 공시지가도 2009년 1180만원에서 올해 2621만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건물자산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시ETAX의 주택외건물시가 표준액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의 공시지가는 2012년 1948억8842만원에서 지난해 2275억177만원으로 늘었다. 마찬가지로 롯데백화점 잠실점(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40-1번지)의 공시지가는 2012년 4268억9827만원에서 지난해 5116억9008만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시장에선 롯데쇼핑이 자산재평가로 수조원 이상의 재평가차액을 챙길 것이란 전망들이 나온다. 이번 자산재평가를 통한 차익이 2009년(3조5712억원) 수준으로만 형성된다면 롯데쇼핑은 부채비율을 약 130%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15년 만의 자산재평가로 자산 및 자본이 증가하고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래 신사업 투자재원 조달, 부채비율 개선, 신용평가 등급 등에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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