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재도전
고평가 논란에 삼수行…MAU·업비트 발목 잡아
내년 초 상장 재도전…카뱅 PBR보다 높은 밸류 지적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7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 최우형 은행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상장 후 사업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케이뱅크)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기업공개(IPO) 재수생 케이뱅크가 상장 절차를 재차 철회했다. 기관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 든 영향이다.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첫 상장 도전 당시보다 눈높이를 낮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마저 고평가됐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국정감사에서도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에 대한 지적이 나온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18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에서 충분한 수요를 확인하지 못해 상장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공모 구조를 변경해 6개월 내에 재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상장 철회는 시장의 고평가 목소리를 잠재우지 못한 결과다. 케이뱅크가 제시한 공모가 밴드는 9500~1만2000원 수준이었다. 이에 따른 희망상장 시가총액의 PBR 밴드는 1.69~2.04배다.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지난 2022년 상장을 추진할 당시의 몸값 7조원 보다 눈높이를 낮췄다. 이번 IPO에서는 5조원 규모로 PBR을 산정했다. 2년 전 상장 예비인가 후 예상 시가총액이 8조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이번 희망 시가총액의 하단은 3조9586억원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눈높이와 여전히 괴리가 컸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케이뱅크의 희망 밴드가 유일한 국내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의 PBR(1.62배)를 상회해 사실상 상장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짙었다. 지난 10~16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대다수의 기관투자자는 밴드 하단 수준의 가격을 주문했고, 일부는 밴드 이하의 가격을 쓰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평과 논란과 함께 업비트 의존도와 저조한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발목을 잡았다.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는 국정감사에서까지 거론된 것이다. 지난 1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케이뱅크 예수금 중 업비트 예치금이 20%에 달해 뱅크런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의존도에도 금융당국이 케이뱅크의 상장을 밀어줬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 15일 IPO 간담회를 통해 "업비트 예치금은 국공채나 단기금융펀드 등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안정적 상품에 사용되고 있어 뱅크런 우려는 없다"며 "의존도 역시 2년 전 50% 이상에서 17%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MAU의 경우 카카오뱅크가 1500만명으로 400만명에 그친 케이뱅크를 크게 상회한다. 이를 기반으로 한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2조원대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때문에 NH투자증권 등 상장 주관사들은 공모가 하단을 1000원 낮추자는 제안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적용하면 케이뱅크의 예상 시가총액은 3조5419억원으로 줄어든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수요예측 결과 총공모주식이 8200만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기관투자자의 의견과 수요예측 반응을 토대로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내년 초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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