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한빛자산관리대부
HB홀딩스그룹, 저축銀 유증 참여…매각 전략 선회
금리 인하로 부담 덜어…향후 수익성 개선 기대감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1일 14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이동훈 부장)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한빛자산관리대부(이하 한빛대부)의 중간 지주사 격인 HB홀딩스그룹이 HB저축은행 매각 중단을 결정했다.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저축은행 매각 전략'을 선회한 것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 부담을 덜어낸 데다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부터 저축은행업계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 등에 따르면 HB저축은행은 최근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증 대금 납입일은 지난달 20일로 모든 작업이 마무리된 상태다. 유증을 통해 발행된 보통주는 579만3359주, 발행가액은 6901원으로 HB저축은행은 총 399억7997만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해당자금은 모두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당초 HB저축은행은 지난 7월23일 이사회를 개최해 최대주주였던 ES큐브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증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같은달 30일 돌연 유증 결정을 철회하더니 이후 유증 금액과 방식을 바꿨고, 기존 2대주주였던 HB홀딩스그룹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증을 결정했다.


이번 유증으로 HB홀딩스그룹의 HB저축은행 보유 지분율은 46.7%에서 59.0%로 12.3%포인트 상승했다. 또 HB저축은행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반면 ES큐브의 보유 지분율은 49.8%에서 38.6%로 11.2%포인트 하락했다. 양은혁 한빛대부 회장과 그의 아내 이서연 씨가 보유한 지분율도 각각 1.73%에서 1.21%로 낮아졌다.


주목할 점은 유증에 따른 최대주주 변경이다. 여전히 지배구조 최정점에 한빛대부가 있는데다 ES큐브가 HB저축은행 지분을 여전히 보유한 구조다. 하지만 지배구조상 지배력이 HB홀딩스그룹으로 이관되면서 기존 '한빛대부→지에프1호사모투자합자회사→지에프1호→ES큐브→HB저축은행'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한빛대부→지에프1호사모투자합자회사→지에프1호→ES큐브'와 '한빛대부→HB홀딩스그룹→HB저축은행'으로 분리되는 모양새가 됐다. 사실상 ES큐브와 HB저축은행을 각각 매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빛대부가 추진해 오던 저축은행 매각 전략을 선회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빛대부는 과거에도 두 기업을 분리한 뒤 저축은행만 남겨두는 지배구조 개편 밑그림을 그린 바 있다.


한빛대부는 2020년 HB저축은행 지분 99.8%를 보유 중이던 ES큐브를 인수했으며 이후 HB홀딩스그룹에 지분을 넘겨 저축은행을 분리하려고 했다. 저축은행 인수가 목적이었던 만큼 분리 후 사업 연관성이 낮은 ES큐브를 매각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ES큐브는 HB저축은행의 모기업이었던 태일을 흡수합병해 저축은행을 자회사화했다. 또 HB홀딩스그룹이 HB저축은행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확대했다. 종속회사로 만들어 경영 효율화를 누리겠다는 전략이었다.


이후 ES큐브의 매각도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무산됐지만 같은해 앰버캐피탈코리아, 브락사 등 두 차례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후 저축은행 업황이 악화되면서 한빛대부는 HB저축은행도 매물로 내놓고 예비입찰까지 진행했다. 최종 매각에는 실패했지만 최근까지 시장에 매물로 나왔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증으로 HB홀딩스그룹 밑으로 저축은행이 모이는 지배구조 밑그림이 그려지게 됐다"며 "단순히 BIS 비율 개선 등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굳이 유증 계획을 바꿔 추진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HB저축은행 몸값이 16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됐던 것을 감안하면 추가 투자 비용까지 건지려면 최소 2000억원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 돈을 주고 살만한 매각처 찾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축됐던 저축은행 시장이 내년부터 되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는 점도 저축은행 매각 전략을 선회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 중 하나다. 업계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점으로 예금금리 부담을 덜게 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저축은행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를 올렸지만 대출금리의 경우 규제로 일정수준 이상 올리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저축은행업계 다른 관계자는 "한빛대부가 HB저축은행 매각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안다"며 "금리 인하로 내년도 저축은행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B저축은행 관계자는 한빛대부의 매각 전략 변화를 묻는 딜사이트 질문에 "매각 전략 등 구체적인 내용은 외부에 알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핀셋+ 726건의 기사 전체보기
한빛자산관리대부 2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