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MBK파트너스는 지난 14일 마무리한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결과가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고 17일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이날 공개매수 결과보고서를 공시하고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평가했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이번 공개매수로 기존 33.13%에 5.34%의 추가 의결권 지분을 확보했다. 과반에 육박하는 의결권을 확보하며 앞으로 열릴 주주총회에서 보다 강력한 발언권을 얻게 됐다는 평가가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주당 6만원이나 높은 가격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카드를 들고 나왔어도 110만주가 넘는 의결권 지분이 MBK파트너스·㈜영풍에게 몰린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강조한다. MBK파트너스 측은 "38%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최대주주와 1.8% 주주 중 누가 더 모든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영을 할 것인지에 대해 주주들이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지배구조를 반드시 개선하겠다는 공개매수의 본래 취지가 인정 받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회사는 "최 회장의 전형적인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가 이번 공개매수 과정에서 드러났다"며 "▲이사회 승인 없이 5500억원이 넘는 회사 자금을 중학교 친구가 운영하는 신생 사모펀드인 원아시아파트너스에 투자한 것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에 연관된 것 ▲완전자본잠식인 이그니오에 매출액 200배가 넘는 5800억원을 투자한 것 등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회사는 그 동안 최 회장이 주도한 투자와 이번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최 회장이 고려아연의 자금을 아무런 저항 없이 본인의 의지대로 사용할 수 있었으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지분이 큰 최대주주를 비롯해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가 크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또한 1.8% 주주인 최 회장 개인에게 미치는 손해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MBK파트너스는 강조했다.
이 점을 이용한 최 회장이 고려아연으로 3조2000억원이나 되는 자금을 고금리로 차입해 회사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는 무리수를 둘 수 있었다고 MBK파트너스는 강조했다. 고려아연 측은 향후 6년 간 연 1조2000원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한 차입금 상환 및 이자와 배당금과 법인세, 제련업 시설 투자, 보수 비용과 트로이카 드라이브 투자 비용 등으로 2030년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은 244.7%가 된다는 게 MBK파트너스의 지적이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1.8% 지분만 가진 경영 대리인의 한계"라며 "의결권 지분에서는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최 회장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막고자 하는 MBK파트너스 및 영풍과 뚜렷하게 대비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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