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는 고려아연, 소액주주 의결권 대리행사 만지작
유통주식 매입 난항 전망…지난 주총서 제3세력 포섭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17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승기를 잡으며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대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주식 6.4% 등 의결권 지분 확보가 절실하지만 이를 위한 자금 동원력에서 MBK파트너스보다 열세에 놓여있어서다.


일각에선 고려아연이 유통주식을 매입하는 대신 극단적인 경우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장을 얻기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우군으로 분류하는 대기업이 보유한 지분 역시 동원이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면 소액주주 연합은 올해 초 열린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에 지지를 선언한 사례가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후 확보 가능한 의결권은 약 45.58%다. 베인캐피탈이 이번 공개매수에서 지분을 최대(2.4%)로 확보하고 고려아연이 취득한 자사주를 모두 소각했을 경우를 가정한 계산이다. 이 경우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48.02%의 의결권을 얻게 돼 고려아연보다 소폭 우위를 점하게 된다.


고려아연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2.4%를 우호세력에게 넘기거나 장내 유통주식을 매입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등 우호세력의 이사진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 상향 이사회에 불참하는 등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 자사주 처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역시 나온다. 유통주식 매입 역시 자금 동원력에서 앞선 MBK파트너스가 지분 매입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수월하지 않을 전망이다.


고려아연 지분 현황 및 추이 전망.(그래픽=이동훈)

고려아연이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최대 매수 수량 20%를 확보할 경우 회사의 자기자금 7600억원 중 5000억원을 소진하게 된다. 동시에 2조6000억원에 이르는 차입금으로 100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지난 공개매수에서 지출할 것으로 계획한 2조5141억원 중 9173억원만 투입한 MBK파트너스 대비 자금력이 열위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수세에 몰리고 있는 고려아연이 극단적인 경우 소액주주들의 의결권(6.4%)을 대규모로 위임받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14일 종료한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도 지분이 극단적으로 몰리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양 측의 장내 지분 매입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주주총회 소집 전까지 양측의 의결권 확보가 지지부진하면 고려아연은 의결권대리행사권유로 주주들에게 위임장을 얻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19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연대 '액트'는 "고려아연의 주주환원율 68%면 회사를 지지해줍시다"라며 다른 소액주주를 포섭하기도 했다. 액트가 전자위임장 관리 기관으로 공시되며 이해상충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여론에 쉽게 반응하는 주주들을 포섭하는 건 고려아연이 보다 적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 의결권 대리행사는 고려아연 입장에서 최후의 수단이 될 것"이라며 "자사주 공개매수로 최대 매수 수량 달성에 실패할 경우 오히려 자금 여유가 생기는 등 변수가 산재해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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