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점 찍었지만"…생보사, 요양사업 '머뭇'
초기비용 부담, 진출 후 발 빼기 쉽지 않아…검토 기간 길어져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5일 16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라이프의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하는 요양시설 '서초빌리지'. (제공=KB라이프)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 등 생명보험사가 요양사업 진출을 두고 오래도록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향후 수요 확대나 기존 보험업과 연계 가능성 등 측면에서 요양사업은 매력도가 크지만 규제 영향으로 초기비용 부담이 큰 데다 한번 시작하면 발을 빼기 쉽지 않아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 등은 올해 초 별도의 조직을 꾸리고 요양사업 등 시니어 관련 사업의 사업성 검토에 들어갔으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 실시한 조직개편에서 기획실에 '시니어리빙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NH농협생명도 올해 초 경영기획부에 신사업추진단을 꾸리고 요양사업 등을 포함한 신사업을 두루 들여다보고 있다.


업계는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 등이 이른 시일 안에 요양사업 진출을 확정하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일단 시설 건립이 사업의 주축이 되는 만큼 초기비용 부담이 크다는 게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생명보험사는 성장성 측면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노인의료복지시설(요양원) 사업에 관심이 높은데 노인의료복지시설은 운영하려면 직접 토지를 소유하고 건물을 지어야 한다.


정부는 7월 시니어 거주 공간 확대를 위해 노인주거복지시설 설립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내용을 담은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노인의료복지시설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노인의료복지시설의 경우 주거 안정성이 특히 중요한 만큼 당분간 규제 완화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생명보험협회도 관료 출신인 김철주 회장을 중심으로 정부 기관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으나 규제 완화를 설득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양사업은 일단 사업 규모가 커 부담이 작지 않다"며 "여기다 시설 운영에 필요한 프로그램 등도 검토해 봐야 해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양사업이 특성상 한번 시작하면 투자금만 챙기고 바로 나올 수 없다는 점도 고려되는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시점만 늦춰질 뿐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 등이 요양사업에 결국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생명보험사들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보험 수익을 늘리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 등은 이미 요양시설을 짓고 요양사업을 본격화했다.


요양사업은 한국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성장성이 큰 사업으로 여겨진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요양시장 규모는 2018년 8조원에서 2022년 14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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