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가 14일 종료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11일 가격과 물량을 모두 늘리는 승부수를 띄우면서 공개매수 경쟁의 결과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당초 최소 매수 물량이었던 약 7% 아래를 확보해도 절반에 육박하는 의결권 지분을 얻을 수 있다.
MBK파트너스가 이번 공개매수에서 최소 매수 물량을 없앤 것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다. 최 회장 측이 진행 중인 자사주 공개매수는 의결권 확보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 역시 향후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MBK파트너스의 우위를 점치는 이유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이 계획대로 공개매수 물량 20%를 모두 차지해도 MBK파트너스·㈜영풍이 지분을 1%만 확보하면 MBK파트너스와 최 회장 측의 의결권 비중은 각각 42.6%, 20.3%로 갈린다. MBK파트너스·㈜영풍의 추가 확보 지분이 5%까지 늘어나면 최 회장 측 의결권 비중은 20.3%로 그대로인 상황에서 MBK파트너스·㈜영풍 측의 비중만 47.6%로 올라간다. 사실상 과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고려아연의 발행 주식 총수는 현재 2070만3283주다. 이 가운데 영풍 측이 33.13%를, 최 회장 측(우호 세력 포함)이 33.99%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이미 보유한 자사주(2.4%)와 경원문화재단(0.04%) 지분에는 의결권이 없다.
업계에선 이날 주가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격(83만원)에 못 미치면 투자자들이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양쪽에 나눠 청약할 것이라고 본다.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의 최대 수량이 20%지만 청약 물량이 이를 상회하면 공개매수자가 물량을 전부 사들이지 않고 비율대로 나눠 매수하는 안분비례가 적용해서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고려아연 주가는 79만 4000원으로 최 회장 측 공개매수가(89만 원)와는 차이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측의 공개매수 가격이 고려아연보다 낮아 최대 목표인 14.6%를 채우기는 힘들 것"이라며 "불확실성을 꺼리는 기관투자가의 성향을 감안하면 한 자릿 수대의 지분 확보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로 사들이는 자사주를 그대로 소각할 계획이어서 우호 세력에게 처분할 수 없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청약 물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다른 주주들의 의결권 비중만 늘어난다. 3조1000억원의 차입금을 대부분 소진해야 하는 자금 부담도 크다.
최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오는 23일 끝나는 만큼 3거래일 이후인 28일에는 고려아연의 지분 구조가 새롭게 바뀔 예정이다. MBK파트너스 측은 조만간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새 이사회를 구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주총 출석률도 의결권 향방에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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