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세코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서진오토모티브가 세코모빌리티(전 한국야스나가)의 완전 자회사를 추진한다. 투자 파트너인 중국 자본이 보유 중인 세코모빌리티의 잔여 지분을 세진오토모티브가 전량 매입하기로 결정해서다. 향후 세코모빌리티는 현대차그룹(현대차‧현대트랜시스)에 친환경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거점으로 활약하게 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진오토모티브는 세코모빌리티의 추가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세코모빌리의 최대주주로서 지분 56%를 가지고 있는 서진오토모티브는 2대 주주인 중국의 장자강 쟈후이 오토 파츠(Zhangjiagang Jiahui Auto Parts co., Ltd)가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지분 44%를 사들일 예정이다.
세코모빌리티는 일본의 차 부품사인 야스나가(Yasunaga)의 한국법인을 전신으로 하는 곳으로 지난 2011년 3월 설립됐다. 전북 익산시 삼기면 외국인부품소재 공단에 공장을 세우고 한국GM에 크랭크 샤프트, 커넥팅 로드 등을 납품했다.
하지만 국내 진출 10년째를 갓 넘긴 2022년 11월 서진오토모티브에 과반 이상의 지분을 넘기고 철수했다. 서진오토모티브가 지분 56%를 매입하며 세코그룹의 일원이 된 만큼 사명도 현재의 세코모빌리티로 변경됐다.
당시 서진오토모티브가 지분 전량을 인수하지 않은 것은 한국야스나가의 거점인 익산공장이 외국인부품소재 공단 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외국인부품소재 공단은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조성된 단지다보니 국내 자본만으로는 진출이 불가했다. 이에 서진오토모티브는 중국에서 우군(장자강 쟈후이 오토 파츠)을 확보해 한국야스나가 인수를 성사시켰다. 서진오토모티브가 44억4000만원을 출자해 지분 56%를 매입했고, 장자강 쟈후이 오토 파츠가 12억원을 투입해 44%의 지분을 보유했다.
그러나 최근 익산시에서 외국인부품소재 공단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서진오토모티브가 세코모빌리티를 완전 자회사화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현재 익산시에서는 공단 내 입주사를 대상으로 순수 국내 자본의 진출 허용을 골자로 하는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해당 단지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 서진오토모티브의 잔여 지분 인수는 별다른 걸림돌 없이 성사될 전망이다. 주주 간 계약을 통해 서진오토모티브가 장자강 쟈후이 오토 파츠의 보유 지분 44%를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매입가도 프리미엄 없이 장자강 쟈후이 오토 파츠의 출자금인 12억원으로 정해져 있다. 다만 구체적인 인수 일정은 비밀유지계약에 따라 비공개에 부치고 있다.
서진오토모티브는 완전 자회사가 될 세코모빌리티를 친환경 차량에 특화된 부품사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하이브리드 댐퍼(Damper)와 로터 아쎄이(Rotor ASSY) 등을 생산해 발주처인 현대차와 현대트랜시스에 납품한다. 총 납품규모는 1조7000억원으로 먼저 1차로 1조1000억원 가량의 부품을 제공한 뒤 2차 3000억원, 3차 3000억원 가량의 물량을 공급한다.
한편 세코그룹은 자동차 부품 업계의 중견 기업으로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 수만 해도 30여곳에 달한다. 주요 계열사인 서진오토모티브(EV 파워트레인·오토매틱 트랜스미션)를 비롯해▲서진산업(샤시·데트) ▲서진캠(캠샤프트) ▲에코플라스틱(범퍼·콘솔) ▲코모스(스티어링 휠) ▲아이아(고무·플라스틱) 등을 통해 현대차·기아 등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서진오토모티브 관계자는 "익산공장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 세코모빌리티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며 "아울러 세코모빌리티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품을 생산하는 거점으로 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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