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엔씨소프트는 자본 효율성 제고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업계 평균을 밑도는 6%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만 보더라도 ROE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이에 이 회사는 매출·이익 성장과 비용 관리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통해 자본 효율성 지표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ROE는 자기자본 총계 대비 순이익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당 기업이 얼마나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는 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ROE가 우상향할 경우 해당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본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ROE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역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를 기점으로 하락세가 가파르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기업 밸류업 정보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 간 이 회사의 ROE는 2019년 말 14.72%를 기록한 뒤 2020년 말 일시적으로 20.83%로 상승했다. 이후 2021년과 2022년 말 각각 12.62%, 13.73%로 등락을 반복하다가 2023년 말 6.58%를 기록하며 6%대로 후퇴했다. 이 회사의 ROE가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씨소프트의 자본 활용 능력이 가파르게 줄어든 배경으로는 순이익 감소세가 꼽힌다. 실제 지난해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2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50.9% 감소했다. 반면 자기자본 총계는 3조1985억원에서 3조2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회사의 순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자본 효율성 지표가 악화된 것이다.
문제는 올해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엔씨소프트의 ROE 추정치는 6.19%다. 상반기 ROE는 2분기 기준 직전 4개 분기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 총계로 나눈 값이다. 상반기 말 기준 이 회사의 자본총계가 3조200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 순이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다 보니 엔씨소프트도 자본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을 주요 사업 전략으로 꼽고 있다. 구체적인 ROE 목표치까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가 보유한 자본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 이익 성장을 이뤄내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함께 높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보면 우선 본업인 게임 사업에 집중한다. 올해 4분기 출시 예정인 '저니 오브 모나크(군주의 여정)'을 비롯해 내년 선보이는 '프로젝트G', '아이온2', 'LLL' 등 자체 개발작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아울러 퍼블리싱 작품 라인업도 확대한다. 최근 스웨덴 신생 개발사인 '문로버', 국내 게임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 등에 대한 지분 및 판권 투자가 대표적이다. 이와 같이 자제 개발 및 외부 퍼블리싱이라는 이원화 전략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순이익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ROE 개선 작업도 이어간다. ROE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순이익을 늘리거나 자기자본 총계를 줄이면 된다. 기업은 배당재원으로 이익잉여금을 활용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자기자본 감소에 따른 ROE 지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도 연초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주주를 위해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 성장을 통해 ROE를 꾸준히 높이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방향을 모색 중"이라며 "결과로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매출의 지속 성장, 비용 효율화, 자원의 효율적인 분배, 자사주 취득을 포함한 주가 관리 방안 등 4가지 측면에서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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