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최근 주가가 급락한 한온시스템의 인수 가격을 낮췄다. 다만 한온시스템이 단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기존보다 더 많은 현금을 투입하며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섰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30일 경기도 판교 소재 테크노플렉스 본사에서 열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이사회에서 한온시스템 인수 안건을 최종 결의했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당초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 25%(1억3345만주)를 주당 1만250원, 총 1조3679억원에 인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계약 변경에 따라 지분 23%(1억2277만4000주)를 주당 1만원, 총 1조2277억원에 취득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가 한앤컴퍼니에 지불해야 할 거래 대금은 약 1402억원 가량 줄었다.
한온시스템 몸값이 줄어든 주된 요인으로는 부진한 주가를 꼽을 수 있다.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인수를 공식화한 올해 5월3일 종가는 주당 6490원이었으나, 이날 현재 4255원으로 34.4% 가량 빠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국타이어가 고평가된 한온시스템 매매 대금 탓에 인수를 철회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 대신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이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2배 가량 늘려 재무건전성 지원에 돌입했다.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와의 협상 끝에 주당 발행가를 26.3%(5605원→4129원) 낮췄지만, 발행 주식수를 오히려 123%(6514만4960주→1억4496만주)로 대폭 확대하면서 총 6000억원을 출자하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 대금은 종전 대비 700억원 가량 확대된 1조8000억원이 됐으며, 지분율은 50.5%에서 54.8%로 4.3%포인트(p) 상승하게 된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내부 승인, 주식매매계약(SPA) 등 본계약 체결, 중국 등 해외 기업 결합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이번 인수를 최종 마무리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 주도로 한온시스템의 가능성을 10년간 철저하게 검증했고 이번 실사 과정으로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성장 DNA를 한온시스템에 빠르게 이식해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부문인 타이어와 배터리에 이어 열관리 솔루션(공조)까지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 전에 없던 글로벌 첨단기술(하이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이번 한온컴퍼니 지분 인수로 글로벌 자산 총액 26조원 규모의 국내 재계 30대 그룹에 진입하게 된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과 기술력, 공급망, 인적자원 등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신차용 부품(OE) 사업의 완성차 브랜드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온시스템의 IT 인프라 및 조직문화를 개선해 그룹 차원의 밸류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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