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TV사업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액정디스플레이(LCD) 부문 패널 가격이 치솟으면서 LG전자의 단기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에는 LG디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으로 가격 협상력까지 한층 악화되면서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전환에 보다 속도를 낼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기존 LCD 매입처로 공시된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외에 교류를 이어온 공급 채널들을 적극 활용해 원가를 절감하고 OLED TV 비중 역시 꾸준히 늘려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26일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중국 TCL 자회사인 CSOT에 2조256억원에 매각다고 공시했다. 재무 개선 여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익·성장성이 높은 OLED 패널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LCD TV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LG전자로선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LCD 패널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가격 협상력이 크게 악화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는 곧 패널 원가 상승을 의미한다. 실제 LG전자의 올 상반기 LCD TV 패널 구매액은 1조841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219억원) 대비 29.5% 급증했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 업계가 최근까지 패널 단가를 올리기 위해 패널 생산량을 줄이는 등의 담합 행위를 벌이기도 했다"며 "중국 업계의 시장 장악력이 확대될 수록 패널 단가는 점점 더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향후 전망도 우울하긴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상반기까지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로부터 LCD 패널을 매입해 왔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중국 LCD 공장을 매각한 점을 감안하면 중국 의존도는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앞서 중국 업계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60.8%를 기록하며 국내 업계(10.1%)를 6배 이상 앞선 바 있다. 올해에는 LG디스플레이 공장을 흡수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7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에선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모두 '고수익' OLED 라인업을 확대 중인 점을 고려해 중장기 시너지에 기대를 걸어봐야 한다는 긍정론도 제기된다. 앞서 LG전자는 OLED TV를 앞세워 1500달러(한화 약 198만원) 이상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비중 45%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년 동기 (32%) 대비 13% 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이 회사의 TV 매출 중 70%가 여전히 LCD 부문에서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OLED TV 시장 규모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까닭에서다.
실제 올 상반기 글로벌 OLED·LCD TV 전체 출하량(9446만5900대)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불과하다. OLED TV 확대에 속도를 내는 LG전자가 LCD TV에도 계속 힘을 실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같은 기간 LG전자의 전체 TV 출하량(1076만9200대) 중 LCD TV(942만8500대) 비중은 87.6%에 육박한다.
시장 관계자는 "OLED가 차세대 산업이란 점엔 이견이 없지만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들쑥날쑥 한 시장 환경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OLED TV 시장이 역성장하면서 LG전자마저 LCD 라인업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며 "OLED TV가 고객 입장에선 고가의 제품인 만큼 LCD TV보다 가격 경쟁력도 떨어져 시장 수요를 단기간에 대중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건 무리"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올해 패널 수급 전략을 한층 다각화해 원가를 절감하면서 OLED TV 비중 역시 계속 늘려 나갈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공시를 통해 알려진 LCD 패널 매입처 2곳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여러 업체들과 교류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OLED TV 비중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이라며 "출하량 확대 여부는 추후 LCD TV 사업 전략과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출하량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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