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첨단 소재 합성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 한켐이 기업공개(IPO) 이후 독보적인 경쟁력 구축에 돌입한다. 한켐은 이번 상장을 통해 주요 사업인 OLED 소재를 다양화하는 한편, 초고순도 승화정제 사업 확장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상조 한켐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한켐은 국내 최초의 첨단 화학소재 합성 CDMO 전문 기업"이라며 "최근 OLED 소재 성장을 기반으로 지난 5개년 평균 매출 성장률 26%, 3개년 평균 영업이익 성장률 17%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승화 정제 사업 진출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가 진행되면 CDMO 업체로서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그동안 OLED 사업에 집중하느라 다소 미진했던 반도체·에너지·의약 소재 등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매출 확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 OLED 소재 사업에 강점…8600건 샘플 라이브러리·중수소 치환 기술 갖춰
한켐의 사업 모델인 CDMO는 신규 후보물질 개발부터 양산화 공정 확립까지 전 과정을 거쳐 고객사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다. 한켐은 OLED 디스플레이 밸류체인 중 삼성SDI, 머크, LG화학 등 소재 기업의 후방 밴더로서, 공급사슬관리(SCM) 관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켐의 강점으로는 양산화 합성공정개발에 최적화된 공정 개발 체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회사는 설립 이후 25년간 약 6000여건 이상의 합성 경험 및 8600여건의 샘플 라이브러리로 이루어진 데이터베이스(DB)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구축된 DB는 오랜 기간 축적된 회사의 노하우와 결합돼 합성 공정 개발에 효율적으로 활용된다.
지난 2014년부터 강화에 힘써 온 중수소 치환 기술력 역시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중수소 치환 기술이란 OLED를 구성하는 수소를 중수소로 바꾸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OLED 소재의 내구성과 물리적 안정성을 강화해 제품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한켐은 이를 바탕으로 OLED 소재의 수명과 에너지효율을 각각 30%씩 개선해, 고객사들의 '장수명 OLED' 생산에 기여하고 있다.
◆ 창립 후 25년간 기술 축적…매출 상승 결실
한켐은 1999년 10월 창립 이후 임상기관 수탁 기관(CRO) 서비스를 약 10년간 진행하며 기술을 축적했다. 2011년부터는 본사 및 연구소를 자체적으로 신설해 본격적인 성장에 돌입했다. 이후 전방산업의 성장 및 양산화 공정 역량 확보와 함께 2019년 매출 100억원, 2022년 200억원을 달성하며 꾸준히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다. 올해 반기 기준 매출은 180억원으로, 한켐의 매출이 '상저하고'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대 최고 매출 달성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원료 투입, 반응, 고형물 생성, 습식 정제까지의 생산 공정 라인을 운영 중인 한켐은, IPO 이후 승화 정제 공정을 신규 도입한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옥천 공장 부지에 승화 정제 설비 설치를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양산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준공이 완료되는 신규 생산 시설과 더불어 2026년 승화 정제 설비가 완공되면 회사는 국내 CDMO 업계 최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시가총액 1003억~1163억원, 코스닥 정조준…공모금 생산설비 투자
한켐은 지난 23일부터 진행중인 기관 수요예측을 오는 27일 마무리한 뒤 IPO를 본격화한다. 공모 희망가격(희망밴드)은 1만2500~1만4500원, 공모 주식 수는 160만주다. 밴드 상단 기준 목표 시가총액은 1163억원이다. 일반청약은 내달 7~8일, 상장 예정일은 같은 달 22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신영증권이다.
회사는 이번 IPO를 통해 마련되는 200억원의 공모자금 대부분을 시설투자에 사용한다. 구체적으로 유기화합물 생산시설 확충에 100억원, 승화정제 건물 및 공정 생산설비에 40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이 밖에 차입금 상환에 20억원, 기타 운영자금에 26억원을 이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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