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CJ CGV(CGV)가 아시아 통합법인인 CGI홀딩스의 홍콩증시 상장을 위한 밑작업에 나섰다. 올해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CGI홀딩스 지분 일부를 매입한데 이어 이달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결정한 무상감자 역시 원활한 상장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GV는 올해 11월 CGI홀딩스(CGI HOLDINGS LIMITED)의 무상감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감자를 통해 자본금은 4584억원에서 4242억원으로 줄어들고 감소한 자본금만큼 자본잉여금으로 전입될 예정이다.
CGI홀딩스는 CGV가 2019년 중국법인인 CGI홀딩스를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법인으로 확장한 통합법인이다. CGV가 CGI홀딩스의 홍콩 증시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이번 무상감자는 기업가치 제고를 염두에 둔 작업으로 시장에선 풀이하고 있다.
무상감자를 진행할 경우 자본금이 줄어드는 대신 그 금액이 자본잉여금으로 전입된다. 특히 주식의 총 가치는 그대로지만 주식 수가 줄어 주주들은 주당 가치는 오히려 올라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CGV는 앞서 작년 12월에도 CGI홀딩스의 무상감자를 진행했다. 당시 CGI홀딩스의 IPO 기한이 올해 6월이었기 때문에 IPO(기업공개) 전 재무개선을 위한 방편으로 했던 전략적 판단이었다. 다만 올해 추진하려고 했던 IPO가 지연되면서 CGV는 다시 한번 무상감자를 추진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관측된다.
현재 CGV는 CGI홀딩스 상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무상감자 외에도 다방면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올해 6월 상장이 불발된 이후 FI들이 보유했던 CGI홀딩스 지분 가운데 19만8830주(9.29%)를 1263억원에 다시 사들인 점이 대표적이다. 해당 지분은 2019년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증권PE 등으로 구성된 FI들이 CGI홀딩스에 3335억원을 투자해 취득한 지분(28.57%)의 일부다.
CGV는 FI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작년 6월까지 기업가치 2조원을 달성해 홍콩증시에 상장하되 상장이 불발될 경우 FI가 최대주주 지분을 동반 매각할 수 있다는 조약을 체결했다. 정한 시일 내 상장이 불가능해지면서 FI들이 소수지분 매각을 시도했지만 해외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CGV가 이를 재매입했다.
CGV는 CGI홀딩스의 채무보증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7월 지분 재매입 이후 누적 1496억원의 채무보증에 나섰다. 이달 12일에는 CGV베트남 법인(CJ CGV VIETNAM CO., LTD.)에도 191억원 상당의 채무보증을 결정하는 등 현지에서의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CGV는 CGI홀딩스의 성공적인 IPO를 위해 현지 경영실적 개선에도 힘쓸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비용구조를 효율화해 손실 폭을 줄일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1분기 기준 비효율 지점을 전년 동기 대비 20개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현지 1위 사업자인 만큼 신규지점을 확대해 성장세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올해 8월 기준 베트남 현지극장은 83개이며 향후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도 Upselling(더 비싼 상품 구매 유도) 매점 전략 등을 통한 고수익 사업부문 강화로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CGV 관계자는 "이번 무상감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CGI홀딩스의 홍콩증시 상장을 여전히 목표로 하고 있고 이번 결정도 그 일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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