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IPO피어그룹 선정 '의문', 몸값 띄우기 논란
[딜사이트 김동호 기자] 백종원의 더본코리아가 4000억원 수준의 몸값을 책정,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F&B 프랜차이즈를 기반으로 성장한 더본코리아가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피어그룹(비교기업)에 사업모델이 유사한 기업을 모두 제외하면서 몸값 부풀리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더본코리아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현재 빽다방, 홍콩반점을 포함해 25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프랜차이즈 사업의 매출은 3300억원 규모로,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84%가량의 비중을 차지해 회사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진출한 유통사업의 매출 비중은 13.7%, 호텔사업은 1.9%에 불과하다.
더본코리아는 IPO시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CJ씨푸드와 대상, 풀무원, 신세계푸드를 선정했다. 이들 모두 F&B 프랜차이즈과는 거리가 먼 식품 가공·유통업을 영위하고 있다. 상장예비심사 신청서에서 경쟁기업으로 언급됐던 앤하우스와 컴포즈커피는 비상장사라는 이유로 피어그룹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모두 더본코리아의 빽다방과 경쟁 관계로,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프랜차이즈 기업 중 거의 유일한 상장기업인 교촌에프앤비(교촌치킨)는 최근 주가하락으로 인해 주가수익비율(PER)이 급증, PER 최고치(29.65배) 기록을 이유로 제외됐다.
더본코리아와 가장 유사한 사업모델을 가진 상장사 디딤이앤에프 역시 작년과 올해 상반기 적자를 이유로 피어그룹에서 빠졌다. 디딤이앤에프는 '신마포갈매기', '연안식당'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지만, 계속된 적자와 경영권 분쟁 등을 겪으며 현재는 주권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피어그룹에 선정된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 산정이 적정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먼저 CJ씨푸드는 어묵, 김, 생선구이, 유부 등의 수산가공 식품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어묵과 김 판매가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한다. 더본코리아 매출의 84%가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유통사업 비중은 13.7%에 불과하다.
대상의 경우 '청정원'을 중심으로 '순창고추장' 등 전통 장류와 '미원' 등의 조미료류, 식초, 액젓 등의 농수산식품, 육가공식품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또한 각종 김치류와 반찬류, 두부류 등 신선식품을 생산, 판매한다. 이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마트 등의 대형할인점 및 B2B, 쿠팡 등의 이커머스와 거래하고 있다.
풀무원과 신세계푸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피어그룹에 선정된 4개 기업 모두 식품가공, 유통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대기업들이다. 사업모델이 확연히 다를 뿐만 아니라 매출 규모도 CJ씨푸드를 제외하고 3배에서 9배 이상 크다.
더본코리아는 피어그룹을 기준으로 15.78배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했다. 이에 기반해 상대가치법으로 산정한 주당 평가액은 3만465원이다. 이후 평가액 할인율을 최소 8.09%, 최대 24.50%를 적용해 희망 공모가 밴드를 2만3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정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소 3323억원, 최대 4050억원이다.
피어그룹 선정이 다소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주관사 측은 상대가치 평가법의 특성상 사업 유사성, 재무 유사성, 일반요건 등 측면에서 완전히 동일한 비교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주관사 관계자는 "더본코리아와 선정된 비교기업 간 재무 및 사업적 연관성이 존재하고 비교 가능성이 일정 수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동일한 비교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수준에서 합리적인 판단 과정을 통해 선정한 비교기업의 경우에도 사업 구조, 시장점유율, 밸류체인 내 지위, 경영전략 등에서 차이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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