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추석 연휴에도 경영 구상
4대 그룹, 윤석열 대통령 체코 순방서 해외 먹거리 찾기 몰두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6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손뼉 치고 있다. 2023.1.2 (사진=뉴스1)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올해 추석 연휴 재계 총수들은 하반기 기업 경영 전략 구상과 내년도 먹거리 찾기에 몰두할 전망이다.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고금리 글로벌 경영 환경 불투명 등 대내외적인 경영이 쉽지 않은 상황에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해외 현장 경영과 사업 전략 다지기 등에 힘을 기울인다.


특히 4대 그룹 총수들은 추석 연휴 이후 이어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고, 다음달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을 찾는 만큼 각 지역에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지 고민할 예정이다.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 총수들은 추석 연휴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 동행을 위해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대통령 해외 순방에 4대 그룹 총수가 총 출동하는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추석 연휴 해외 사업장에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가족과 멀리 떨어져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할 전망이다. 이 회장의 명절 해외 출장은 10년째다. 


올해 설 연휴에도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을 찾아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2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시장 반응을 살폈다. 지난해 추석에는 ▲이스라엘(전자 R&D센터) ▲이집트(전자 TV·태블릿 공장) ▲사우디아라비아(물산 네옴시티 지하 터널 공사현장)를 방문했다. 2022년 추석에는 ▲멕시코(전자 가전 공장·엔지니어링 정유공장 건설현장) ▲파나마(전자 판매법인) 현장을 찾았다. 올해는 어떤 지역을 찾아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할지 관심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가 체코와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체코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제조를 전략적 투자 분야에 추가하고, 현금성 지원 대상에도 포함시켰다. 글로벌 2위인 미국 전력 반도체 기업 온세미의 투자도 이끌어냈다. 최근 반도체 사업에서 경쟁사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만큼 과거 '초격차'를 유지했던 명성을 되찾기 위한 고객사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경영 구상에 나선다. SK그룹의 연례행사 중 하나인 CEO 세미나가 다음 달 예정된 만큼 그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인공지능(AI)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 등의 현안을 점검할 전망이다. 매년 10월 열리는 SK그룹 CEO세미나는 6월 경영전략회의, 9월 이천포럼과 함께 그룹의 3대 연례행사로 꼽힌다. 계열사 CEO들은 최 회장이 제시한 경영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을 재정비하고 신규 사업을 발표한다.


이에 최 회장은 SK그룹 리밸런싱이 진행 중인 만큼 효율적인 그룹 경영 등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체코에서 SK가 추구하는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BBC', 즉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국내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 구상에 집중한다. 유럽연합(EU) 내 유일한 생산 거점을 체코에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방문을 통한 체코 사업 확장 가능성이 나온다. 2009년 체코 노소비체에 준공된 현대차 체코공장은 유럽연합 내 유일한 현대차 생산 거점으로, 유럽 수출이란 중책을 맡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출시된 현대차 신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과 기아 EV3의 해외 판매 전략은 물론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 상황 등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한 뒤 하반기 경영 현안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AI와 바이오, 클린테크 등 소위 'ABC' 분야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모색할 전망이다. 체코를 중심으로 한 유럽 사업 협력 구상도 함께 모색될 전망이다. LG그룹은 1992년 LG전자가 체코 프라하에 판매지점을 설립하며 현지 진출에 나선 이래 30여년간 가전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중심축이 LG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전장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서울 종로 자택에서 하반기 경영 구상을 다듬을 예정이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도 외부일정 없이 각종 현안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자택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경영 구상을 할 예정이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별도로 모일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SK·현대자동차·한화 등 국내 주요 총수들이 다음달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을 찾아 사업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은 다음달 6~9일 예정된 '2024 아세안 경제사절단'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10월 라오스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시기에 맞춰 각국 기업인들의 교류와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총수들은 싱가포르와 필리핀 등 유관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가를 찾아 현지 정부·기업과의 협력 강화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은 현지 사업 확대 관련 업무협약(MOU) 체결을 예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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