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떠난 크라우드펀딩 시장...IBK투자證 분투
수익성뿐 아니라 공공성도 중요...은행 등과 시너지 내는 방안 검토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14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동호 기자] 벤처기업·스타트업 등 사업 초기 자금이 필요한 기업과 다수의 소액 투자자를 연결해 모험자본을 공급해주는 크라우드펀딩(온라인 소액투자중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대부분의 중개사업자도 시장을 떠나고 있다.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중소기업특화 증권사인 IBK투자증권이 홀로 자리를 지켜 눈길을 끌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 지원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의 크라우드펀딩 자금 조달 규모는 누적 기준 8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권사 중 1위다.


지난 2016년 3월 증권업계 최초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업무를 시작한 IBK투자증권은 그 해 9건의 펀딩을 성공시켰다. 이후 2017년 13건, 2018년 8건, 2019년 8건 등 업계 내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냈다. 유진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우리종합금융, 키움증권 등 다른 중기특화 증권사, 중개사업자 등이 평균 1~2건, 많아야 3~4건의 펀딩에 성공한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던 2020년부터 크라우드펀딩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대부분의 크라우드펀딩 중개사업자가 단 1건의 펀딩도 성사하지 못하면서 시장을 떠났다. 다올투자증권은 2020년 크라우드펀딩 사업을 종료했으며, 키움증권은 2022년 사업을 접었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 온 우리종합금융,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와디즈파이낸스, 유진투자증권도 올해 사업을 종료했다.


증권사 가운데 IBK투자증권만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IBK투자증권도 2020년부터 매해 1건의 펀딩을 성사시키는데 그치고 있다. 사업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크라우드펀딩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후원기부형, 대출형, 증권형이 있다. 이 중 증권형은 지난 2016년 처음 도입됐다. 비상장 중소기업이나 창업 후 7년 이내 혹은 프로젝트성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 등 일정 요건을 갖추면 온라인을 통해 주식이나 채권 등 증권을 발행할 수 있다. 다만 금융·보험업, 부동산업, (유흥)주점업 등은 제외된다.


문제는 사업 초기의 기업이 이런 요건을 갖추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다. 크라우드펀딩 시장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펀딩 절차나 참여 조건 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완화와 인센티브 제공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펀딩에 관심있는 기업의 문의가 있지만 실제 (펀딩이) 가능한 경우가 별로 없다"며 "규제를 완화해 시장 참여를 늘려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에게 소개할 만한 (좋은) 기업이나 펀딩 프로젝트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크라우드펀딩 시장의 위축은 투자자 수의 감소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크라우드펀딩 투자자 수는 총 3838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투자자 수가 가장 많았던 2019년(1만8344명)과 비교할 때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IBK투자증권은 크라우드펀딩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의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공공성 역시 놓을 수 없는 부분이란 설명이다. IBK투자증권은 대표적인 중소기업특화 증권사로, 중소기업에 대한 종합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지금은) 수익성이 별로 없는 사업이라 증권사들도 사업을 철수하는 것 같다"면서도 "(IBK투자증권은) 수익성보다는 공공성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크라우드펀딩) 사업은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IBK기업은행의 창업육성플랫폼 'IBK창공' 등 금융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너지를 강화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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