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기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한 단계 상향됐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 내 입지가 강화된 데다 시장 대응력이 업계 최상위 수준에 도달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11일 현대차·기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AA+(긍정적)에서 AAA(안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로부터 신용등급 'A'를 받은 데 이어 달성한 쾌거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제품 및 브랜드 경쟁력,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등이 높게 평가 받은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현대차·기아가 받은 AAA 등급은 19개로 이뤄진 한신평의 신용등급 체계상 가장 높은 등급으로 전반적인 채무 상환 능력이 최고 수준임을 의미한다.
한신평은 현대차·기아가 2022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3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지난해 이후 업권 생산 정상화에 따른 경쟁 심화와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내수 침체 등 비우호적인 환경에도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강화, 하이브리드 생산 역량, 선진시장 판매 호조 등으로 완성차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는 설명이다.
민첩한 시장 변화 대응력 역시 주효했다. 한신평은 "유럽시장에서 선제적인 친환경차 출시와 전용 플랫폼 구축 등으로 전기차 시장에 빠르게 대응했으나 최근 수요 위축으로 판매량이 줄었다"며 "하지만 하이브리드 신차 투입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을 뿐 아니라 EREV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대응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익창출력이 강화되고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2020년 팬데믹 이후 외형과 이익창츌 규모가 지속해서 성장 중인데, 제품믹스 개선과 판매단가 상승 등 구조적 개선으로 업계 최고 수익성을 시현 중이다. 특히 전동화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음에도 양사 합산 순현금은 30조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한신평은 "현대차·기아는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가 지속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하지만 영업활동현금으로 투자재원을 충당하는 선순환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불확실성에 대비한 충분한 순현금과 현대차 인도법인의 현지 IPO 등은 재무안정성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3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신용등급 'A'를 받은 것에 이어 국내 대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도 최고 등급을 받은 것은 현대차·기아의 재무 건전성과 시장 경쟁력이 높게 평가받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앞으로도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 4월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최고 신용 등급 'AAA'를 받아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신평,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중 2개사로부터 최고 신용 등급을 획득했으며, 기아는 신용 등급 평가에서 처음으로 최고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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