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씨자금 부담 탓? '슈퍼스트로크' 콜옵션 연기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골프거리측정기 '보이스캐디'를 운영하는 브이씨(VC INC.)가 골프 퍼터그립 브랜드 '슈퍼스트로크' 관련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를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주 절반가량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미룬 것인데, 이를 두고 현재 여의치 않은 자금 사정에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브이씨는 지난 6월10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다올PE와의 주주간 합의서를 통해 기존 콜옵션 계약을 변경했다.
앞서 브이씨는 2022년 9월 다올PE(다올프라이빗에쿼티슈피리어제일호 사모투자합자회사)와 함께 슈퍼스트로크 경영권을 인수했다. 브이씨와 다올PE가 특수목적법인(SPC, 테크닉골프홀딩스)을 설립한 뒤 이 테크닉골프홀딩스가 슈퍼스트로크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브이씨는 당시 150억원을 투입해 테크닉골프홀딩스 지분 15.79%(15만주)를 취득했다. 전략적투자자(SI)로써 테크닉골프홀딩스가 배정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관련 전체 딜 규모는 1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브이씨는 슈퍼스트로크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인 다올PE와 보통주·우선주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콜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옵션 계약은 1차와 2차로 나눠 이뤄졌다. 1차 콜옵션은 주식매매 거래종결일로부터 2년이 되는 날 다올PE가 보유한 우선주 49%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행사가는 테크닉골프홀딩스 주식의 내부수익률(IRR) 12%를 달성할 수 있는 금액이다.
2차 콜옵션은 거래종결일로부터 3년 6개월이 되는 날 다올PE가 보유한 잔여 우선주 및 보통주 전부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다. 행사가는 테크닉골프홀딩스 주식의 IRR 12%에 초과수익 50%를 가산한 금액이다. 2차 콜옵션까지 행사되면 브이씨는 사실상 슈퍼스트로크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1차 콜옵션 행사 시점은 올해 10월로 파악됐다. 하지만 브이씨는 지난 6월 주주간 합의를 통해 콜옵션 도래기간을 9개월 연기했다. 당초 행사도래기간 2년을 '2년 9개월'로 변경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행사 시기는 2025년 7월 초쯤으로 미뤄진 셈인데, 이를 두고는 브이씨의 재무 여력이 나빠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브이씨는 지난해 적자 전환하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최근 줄곧 흑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영업손실 116억원, 당기순손실 126억원을 냈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는 등 자금 압박이 커졌다.
이 때문에 사모펀드가 요구하는 수익률을 맞추면서 우선주 절반을 가져갈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없어 보인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브이씨는 이번 1차 콜옵션 연기로 우선주 취득이 늦어지면서 배당수익 등을 올릴 기회를 놓친 셈이 됐다. 1차 콜옵션 행사가 늦어지면서 향후 슈퍼스트로크 지분을 전부 인수할 시기까지 늦어질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아직 2차 콜옵션 도래시기는 기존과 바뀌지 않았다.
슈퍼스트로크는 전 세계 골프그립 시장의 5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업체다. 드라이버, 아이언 등 다른 클럽에 부착하는 그립도 제조하고 있지만 퍼터 그립 매출 비중이 90%를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브이씨는 높은 인지도를 가진 슈퍼스트로크와 자사의 보이스캐디가 만나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월 국내에서는 프로야구 광주타이거즈 팬을 위한 스페셜 에디션 퍼터 그립을 출시하기도 했다.
브이씨 관계자는 이번 콜옵션 행사 기간 연장에 대해 "단순 기간만 연장한 것으로 큰 틀에서는 변동이 없다"며 "구체적 배경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