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익시스템운영자금 600억 조달, BOE 증착기 생산 대비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선익시스템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기 생산능력 증설을 위한 공장 신축 부지 확보 등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600억원의 사채를 발행했다. 중화권 중심의 8.6세대 OLED 투자에 따른 증착기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과 BOE의 2단계 추가 수주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8.6세대 OLED 증착기 매출 인식은 2025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초반에 장비 생산과 장비 셋업 등에 대한 비용에 대한 일부 리스크가 있어 향후 추가 고객사 확보 여부에 따라 내년 실적이 상향될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선익시스템은 지난 6월 사채 발행을 통해 총 600억원을 조달했다. 구체적으로 420억원 규모로 발행한 전환사채(CB)는 증권사가 운용하는 메자닌 펀드들이 인수했다. 해당 CB는 내년부터 주식으로 교환가능 하다. 나머지 180억원은 교환사채(EB)로 발행했다. 해당 EB의 교환 대상은 선익시스템이 보유 중인 자사주 26만3983주며, 여기서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쓰이고 있다.
이번 사채발행에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적극 나섰다. 신한자산운용, NH자산운용 등도 손을 잡았다. CB의 전환가액은 6만1988원으로 발행주수는 67만7550주다. 전환가능 기간은 내년 6월 21일부터 2029년 5월 21일까지다. 표면이자율, 만기이자율 0%다. 전환가액도 높고 할인율도 0%인 만큼 증착기 추가 수주와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하향한도는 80%로 4만9540원까지는 조정이 가능하다.
교환사채는 자사주처분 방식으로 발행됐다. 교환사채는 새로운 주식 상장이 없어 주주가치 희석이 덜 된다는 점에서 회사에게 유리하다. 이자율도 0%다. 1주당 처분가액은 6만8186원(10% 할증)이다. 처분수량은 보통주 26만3983주다.
선익시스템은 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증착기 생산과 부지 매입 등에 사용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평택시 도일동 일원 브레인시티 산업단지에 2만2628㎡(약 6845평) 규모 부지를 계약했다. 양수금액은 236억1514만원으로 양수 기준일은 2027년 12월 13일이다. 선익시스템은 수도, 전기 등 기반시설이 갖춰지는 내년 상반기부터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선익시스템은 경기도 수원에서 약 4500평 규모 시설을 운용 중인데 기존 시설에서 올레도스(OLEDoS)용 증착기, 연구용 증착기의 개발 및 생산을 진행하면서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이번 부지 매입을 통해 8.6세대 증착장비를 생산하는 데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9월 6일 기준 선익시스템의 주가는 4만8100원으로 크게 떨어진 상태다. 만기와 전환시점까지 기간이 많이 남은 만큼 향후 주가 향방이 중요하다.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OLED 장비 추가 수주와 실적 개선이 시급하다.
선익시스템은 지난 2분기 매출액 426억원, 영업이익 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각각 743.4% 증가,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6월 321억원 규모의 씨야테크놀로지의 '마이크로OLED 디스플레이양산용 증착장비' 계약이 2분기까지 공급이 완료되면서 매출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3분기는 비수기 영향으로 매출액 142억원과 영업손실 18억원으로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성장세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월 계약한 중국 패널업체 레이크사이드향 공급이 예상되고 있고 또 다른 중국 패널업체에 연구용 증착장비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매출 1208억원, 영업이익 142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93.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도 매출액 1380억원, 영업이익 19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3%, 34.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에서는 BOE 납품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중국 기업에 대한 증착기 추가 수주를 예상 중이다. 비전옥스도 8.6세대 투자를 확정했고 티얀마는 연내 투자계획 확정을 준비하고 있다. CSOT도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 등 국내기업으로부터의 추가 수주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이미 캐논도키와 계약을 맺었고 LG디스플레이는 8.6세대 투자 계획이 당장 없다.
반면 선익시스템의 장비 기술력이 좋더라고 중국이 OLED 패널 양산 기술이 부족해 향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애플의 품질테스트에 실패한다면 추가 물량 수주는 어려울 전망이다. BOE의 경우 총 8.6세대 1차 투자에서 증착기 4대 중 2대를 먼저 계약했는데 장비 셋업과 테스트 결과에 따라 2차 투자에서 수주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추가 고객사 확보와 수주 여부, 장비 계약금액 등에 따라 실적과 주가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공격적인 8.6세대 투자 기조와 반대로 공급 관점에서 OLED 증착기를 공급할 수 있는 회사는 두 곳 뿐이다"며 "OLED 증착기를 공급할 수 있는 회사는 선익시스템과 캐논도키 2곳인데 중장기적으로 두 업체가 합쳐서 총 12대 안팎의 추가 수주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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