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대교가 최근 해외법인을 잇달아 청산하면서 글로벌 확장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해외 교육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은데다 각국이 추구하는 교육정책과 제도·인프라 등이 상이한 탓에 연착륙에 어려움이 컸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대교는 해외사업 전반에 대한 체질개선과 함께 베트남과 북미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돌파구를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대교는 1991년 미국 LA현지법인 '대교아메리카'를 설립하며 해외시장 진출의 서막을 알렸다. 이어 2004년 말레이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동남아 시작 개척에 나섰고 이후 빠른 속도로 지역다각화를 추진했다. 실제 대교가 공시를 시작한 2009년 6곳(대교아메리카·대교홍콩·북경대교자순유한공사·상해대교자순유한공사·대교말레이시아·대교인도네시아)였던 해외법인은 2017년 12곳으로 두 배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대교는 이후 확장해온 해외법인들의 정리에 들어가며 급격히 전략 노선을 틀었다. 이 회사는 2018년 '북경대교자순유한공사' 청산을 시작으로 2021년 '대교베트남'과 '장춘대교자순유한공사', 2022년 '대교영국'을 정리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상해대교자순유한공사', '대교인도', '노리아메리카'를 청산하며 남은 해외법인 수는 6년 사이 6개까지 줄어들었다.
시장에서는 대교가 교육 포화시장인 국내를 대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타진했지만 연착륙이 쉽지 않았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시장 진입장벽이 높고 각국이 추구하는 교육정책과 제도, 인프라 등이 상이했던 부분들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2017년 기준 해외법인 12곳 가운데 순이익을 낸 곳은 대교홍콩과 대교말레이시아 단 2곳에 불과했다. 작년에도 남아있는 6개 법인 중에 말레이시아 한 곳만 순이익을 달성했다.
해외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하면서 대교의 경영실적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4년간 이 회사는 매년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82억원의 손실을 시작으로 ▲2021년 436억원, ▲2022년 1362억원 ▲2023년 962억원의 적자를 이어갔다.
이에 대교는 저수익 해외법인들을 정리하며 과감한 체질개선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대교 관계자는 "해외 진출 당시 교육 업황이 긍정적인 상황이었고 '아이레벨' 진출 성과도 가시적으로 나오고 있었다"며 "다만 코로나 19팬데믹 이후 해외도 학습인구 감소와 국가별 교육제도 변동 등이 있어 저수익 법인 중심으로 정리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다만 대교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아와 북미국가를 주축으로 해외사업을 지속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대교는 올해 4월 베트남 엘리스(ELIS) 국제유치원 개원에 이어 6월 말에는 홍콩에 트니트니 첫 해외 직영센터를 설립했다. 나아가 연내 미국과 말레이시아에도 트니트니 직영 글로벌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앞선 대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해외법인 정리는 없을 예정"이라며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해외사업을 영위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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