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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죽 쓴' 임종룡 회장, 농협금융에 덜미 잡히나
상반기 순이익 1조7555억…농협금융과 '17억' 차이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4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 사옥 전경(제공=우리금융)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임종룡 회장 취임 후 실적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과의 격차를 좁히기 보다는 농협금융그룹과의 꼴찌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임 회장이 올해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증권사는 아직 업계 톱티어의 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한 데다, 보험사의 경우 금융당국 승인 절차가 남은 만큼 인수 향방이 아직 오리무중이라 올해 연간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농협금융은 증권과 보험 등 고른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데다 최근 기업금융 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을 제치고 순위 상승을 이룰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은 1조75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07%(2166억원) 증가했다. 다만 2022년 상반기 순이익(1조7619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와 비교해 회복됐지만 불안 요소는 크다. 은행 의존도가 올해 상반기 기준 95.3%에 달해 은행 이익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금융사고에 따른 충당금 설정이 불가피한데 최근 발생한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한 충당금이 발생, 순이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금융이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며 축포를 쐈을 때, 농협금융은 조용히 우리금융의 턱 밑까지 쫓아왔다. 상반기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은 1조7538억원으로 우리금융과의 격차는 17억원에 불과했다. 비은행 계열사 손익 비중이 38.3%로 4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은행‧비은행 간 균형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우리금융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공개하기도 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1조710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반기 기준 최대 이익을 달성, 우리금융(1조5389억원)을 제치고 4위에 올라섰다. 다만 하반기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의 이슈로 연간 순이익은 우리금융(2조5167억원)에 다소 뒤처진 2조2343억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농협금융이 지난해 '농업지원사업비' 명목으로 4927억원을 지급한 것을 감안하면 실질 순이익은 우리금융을 뛰어넘었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이라 오히려 농협금융이 업계 최상위권 시장 지위를 확보한 NH투자증권을 필두로 비은행 부문 수익성을 높인다면 우리금융을 충분히 따돌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새로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이 아직 자리잡기 전이고, 보험사 인수가 완벽히 이뤄지지 않은 올해를 적기로 보고 있다.


게다가 대규모 횡령 사고와 더불어 최근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고까지 이어지며 은행에 대한 고객 신뢰가 추락했다는 점도 실적에 잠재적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우리은행 고객들이 반복되는 금융사고에 불안을 느끼면서 예적금 등 금융상품을 취소하거나 주거래은행 해지를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영업현장 고충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취임 후 수익성 증대와 더불어 내부통제 강화를 천명했지만 두 가지 모두 좋은 성과를 얻진 못했다"며 "올해 농협금융에도 뒤처지는 성적을 거두게 된다면 임 회장으로선 더욱 체면을 구기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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